종종걸음으로 아침 외래에 가는 도중이었다. 임상시험 센터 옆 대기실을 지나는데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힐끔 보니 한 무리의 중년 아주머니들이 떡과 과일 등 각종 먹을거리를 가져와서 판을 벌였다. 주변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신나서 큰 소리로 웃고 떠들고 수다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병원에서 저게 뭐하는 짓이람…, 엄연히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아픈 사람들 진료받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저렇게 자기들끼리 모여서 간식 먹고 큰 소리로 웃고 떠들다니. 아주머니들을 보면서 참 무례하다고 느꼈다.
한마디 하려다가 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지나치려는데, 그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 속에서 내 환자를 발견했다. 어이쿠야, 저 아주머니 내 환자분인데. 어휴…. 내 환자는 열심히 귤을 까서 옆의 아주머니들에게 나누어 주며 수다 떨고 있었다. 귤을 받은 아주머니는 또 옆의 아주머니에게 떡을 나누어 주고, 그렇게 맛있게 간식을 먹으면서 웃고 떠들었다.
외래에 와서 진료하다가 아까 보았던 그 환자 순서가 되었다. 다행히 환자의 치료 경과는 무척 좋았고 특별한 문제도 없어서 기존에 해오던 신약 항암 치료를 처방했다. 진료를 끝내며 조금 전의 일이 떠올라서 환자분께 한마디 쏘아붙였다. "아까 떡이랑 귤 맛있었나요?" 환자는 얼굴이 빨개지며 미안하다고 했다. 다른 환자들도 있으니 병원 대기 공간에서는 조금 조용히 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다음부터는 꼭 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연을 이야기해주었다.
항암 치료를 하면서 2주에 한 번 오는 일정이 비슷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게 되어 안면을 트고 지내는 환자들이 생겼다고 한다. 투병생활이 길어지면 남편이랑 애들이 있어도 어느 순간부터는 같이 와주지 않는다. 매번 같이 가자고 하기도 미안해져서 점차 혼자 오게 되는데, 어떤 때에는 가족보다도 동...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7775?cloc=dailymotion
그 광경을 보고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병원에서 저게 뭐하는 짓이람…, 엄연히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아픈 사람들 진료받는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저렇게 자기들끼리 모여서 간식 먹고 큰 소리로 웃고 떠들다니. 아주머니들을 보면서 참 무례하다고 느꼈다.
한마디 하려다가 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지나치려는데, 그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 속에서 내 환자를 발견했다. 어이쿠야, 저 아주머니 내 환자분인데. 어휴…. 내 환자는 열심히 귤을 까서 옆의 아주머니들에게 나누어 주며 수다 떨고 있었다. 귤을 받은 아주머니는 또 옆의 아주머니에게 떡을 나누어 주고, 그렇게 맛있게 간식을 먹으면서 웃고 떠들었다.
외래에 와서 진료하다가 아까 보았던 그 환자 순서가 되었다. 다행히 환자의 치료 경과는 무척 좋았고 특별한 문제도 없어서 기존에 해오던 신약 항암 치료를 처방했다. 진료를 끝내며 조금 전의 일이 떠올라서 환자분께 한마디 쏘아붙였다. "아까 떡이랑 귤 맛있었나요?" 환자는 얼굴이 빨개지며 미안하다고 했다. 다른 환자들도 있으니 병원 대기 공간에서는 조금 조용히 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다음부터는 꼭 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연을 이야기해주었다.
항암 치료를 하면서 2주에 한 번 오는 일정이 비슷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게 되어 안면을 트고 지내는 환자들이 생겼다고 한다. 투병생활이 길어지면 남편이랑 애들이 있어도 어느 순간부터는 같이 와주지 않는다. 매번 같이 가자고 하기도 미안해져서 점차 혼자 오게 되는데, 어떤 때에는 가족보다도 동...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7775?cloc=daily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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