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월 전
 
세수하는 남자, 아기 업은 여자, 경쾌하게 정면에서 걸어오는 여자-.  
 
사람보다 큰 크기 조각이 벽에 걸려 있다. 부조인가 싶은데 다가가 보면 쑥 들어가 있다.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 조각도 같이 움직이는 것 같다. 어떤 아이는 "사람이 빠져나간 것 같아요"라고 했고, 독일 전시 때 한 노교수는 "상대성 이론을 조각으로 나타낸 것 같다"고 했다.
 
 
서울 평창길 토탈미술관에서 이용덕(65) 회고전 '순간의 지속'이 열리고 있다. 눈 감고 기도하는 김수환(1922~2009) 추기경도, 꼿꼿한 박태준(1927~2011) 포스코 명예회장도 그의 역상 조각으로 움직이듯 되살아났다. 이런 유명인들의 기념상도 만들었지만 이용덕 작품의 주인공은 대부분 이름 없는 이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다. "일상의 한순간, 모든 걸 흡수하는 그 순간을 조각으로 박제해 두고 싶었어요."
 
 
조각은 불룩하다는 통념을 깬 이 작품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기에 오래도록 이름도 없다가 2006년 마카오 미술관 개인전 때 비로소 그곳 큐레이터의 아이디어로 '역상 조각(Inverted Sculpture)'란 이름이 붙었다.  
 
서울 홍제천변에서 자랐다. 물가의 고운 흙으로 탱크도 빚고 군인도 빚으며 놀았다. 어머니가 헝겊으로 만들어 준 신발주머니도, 바지 주머니도,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집어 보던 호기심...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6619?cloc=dailymotion

Category

🗞
뉴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