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전
'학폭 미투' 전방위 봇물…"마녀사냥은 경계"

[앵커]

과거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이른바 '학폭 미투'가 번지고 있습니다.

체육계, 연예계를 넘어 일반인에 대한 폭로도 나오는데요.

과거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좋지만 자칫 무분별한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구하림 기자입니다.

[기자]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학교 폭력 관련 최근 게시글은 1만 건이 넘고,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는 물론 신문사 기자, 교사 등 일반인에게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10년도 더 된 학교 폭력 고발이 연일 터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명인에 대한 폭로가 대중의 지지를 받은 데다가, 사소한 괴롭힘일지라도 폭력은 명백한 범죄라는 인식이 최근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합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행됐지만, 현실적 처벌이 강화되기 시작한 건 2011년 대구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한 중학생 권모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입니다.

연이은 폭로가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는 긍정적 측면과는 별개로,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지양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현직 소방관에 대한 과장된 폭로는 소방관의 개인 정보를 추적해 온라인상에 유포하는 '신상 털기'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자기가 당한 일을 폭로하지만, 일부가 남의 성공을 보니 배가 아파서 말하는 잘못된 사람도 있거든요. 만약 있지도 않은 일을 폭로했다면 가차 없이 엄벌에 처하는 사회적 질서가 바로잡혀야 합니다."

과거 일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선의의 피해 호소와 가짜 폭로를 구분하기 어려운 점도 불가피한 상황.

전문가들은 빗발치는 학폭 미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이제라도 교육 현장에서부터 체계적인 해결 절차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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