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이태원 참사 2주기입니다.
좁은 골목길에 들어선 불법 증축물들이 피해를 키웠죠.
지금은 어떤지, 김태우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가파르고 비좁은 이태원 골목에서 핼러윈의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통행로를 가로막은 불법 증축물이 피해를 더 키웠단 지적이 나왔는데, 얼마나 개선됐을지 다시 가봤습니다.
뿌연 먼지를 날리며 철거가 진행 중입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남아있던 마지막 불법 증축물이 2년 만에 헐리는 겁니다.
하지만 바로 인근 골목에는 여전히 무단 증축된 건물이 가득합니다.
불법 증축한 테라스와 계단, 가림막들로 거리는 더욱 비좁아졌습니다.
이만큼 튀어나온 부분이 당초 설계도에 없는, 불법 증축 구조물입니다. 구조물 폭은 1m가 넘어가고요, 길이도 9m 가량입니다.
자체 제작한 구조물로 보행로를 막고 가게 면적을 늘리는 겁니다.
[황지호 / 서울 서대문구]
"튀어나와 있는 것들, 걸을 때 방해가 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구청이 철거를 지시했지만 업소들은 모르쇠입니다.
철거하는 비용보다 벌금을 내는게 더 낫다는 겁니다.
[불법증축 건물주]
"지금 돈이 없어서 철거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구청도 별다른 방법이 없단 입장입니다.
[서울 용산구청 관계자]
"법률상 그걸(철거) 강제할 수 있는 그런 제도는 없고요."
젊은이들이 몰리는 홍대 앞 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불법 증축물에 불법 주차된 차량까지 겹쳐 통행을 방해하기 일쑤입니다.
거리를 점령한 매대와 입간판, 쌓아둔 물건 탓에 도로 폭은 최소 안전 기준인 4m보다 1m 이상 줄어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청 관계자]
"단속반이 왔을 때는 (간판을) 안에 들여놨다가 단속반이 나가고는 또 설치하는 그런 분들도 계셔서…"
참사 이후 대대적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천 개가 넘는 불법 증축물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무허가·무신고 시설물 탓에 서울시 면적의 약 13%가 인파밀집 취약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과태료를 대폭 높여서, 영업주가 자진 철거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이 흘렀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합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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