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앵커]
더이상 차량이 다니지 않는 폐고속도로가, 전국에 200km나 됩니다.

도로로서의 역할은 끝났으니, 다른 활용법을 찾으면 좋은데, 방치되거나, 잇속에 악용되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다시 간다 이솔 기자입니다.

[기자]
경부고속도로 직선화 구간 개통으로 지난 2001년부터 사용이 중지된 충북 옥천의 폐고속도로. 

농업용 퇴비 더미와 건축용 자재들이 여기저기 방치돼 있고, 부러진 의자와 플라스틱 상자 등 폐기물도 널려 있습니다. 

채널A가 관리 부실을 고발한지 3년 만에, 이 도로를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2차선 폐도로 구간.

1차선은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낡은 놀이기구부터 고장 난 텔레비전과 운동기구, 심지어 대포까지 각종 물건들이 쌓여있는데요. 

오래되고 썩은 것들이 섞여 있어 악취도 상당합니다.

이곳을 차지하고 있는 건 골동품 매장입니다.

6년 전 한국도로공사가 임대를 내줬다 주민 민원이 빗발치자 계약을 해지했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3년 넘게 무단으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골동품 매장 업주]
"(폐도 부지 임대료로) 연 40만 원 정도 냈어요. 근데 갑자기 임대 취소를 해버렸어요. 갈 장소가 지금 없어가지고. 땅값도 비싸잖아요. 임대료도 비싸. 제 입장도 난감해가지고…"

도로공사가 행정 조치에 고발까지 했지만, 변상금 8만 원과 벌금 200만 원 낸 게 전부입니다. 

[한국도로공사 영동지사 관계자]
"제가 이거 작년에 치우라고 몇 달 기한까지 줬었어요. 담당이 또 바뀌고 바뀌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왔는데 뭐 이건 방법 없어요. 버티면은…"

나들목 위치가 바뀌면서 사용이 중지된 경기 시흥의 폐고속도로. 

컨테이너 27동이 덩그러니 놓여있고, 외벽엔 도로공사 측이 보낸 계도장이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임대 계약이 끝났지만 5년째 폐고속도로를 무단 점유 중인 물품 보관 창고입니다. 

공사 측은 영리 목적으로는 폐도를 빌려주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어떻게 쓰고 있는지 확인한 적은 없습니다. 

[한국도로공사 시흥지사 관계자]
"영리 행위를 하면 (임대를) 해주지 않죠 저희는.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지는 모르시고요?) 그 내용은 알 수는 없죠. 저희가 뭐 조사 기관도 아니고."

결국, 업주는 벌금과 변상금 조금 내고 몇십 배나 큰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겁니다. 

[물품 보관 창고 업주]
"(이거 보관하는 데 혹시 얼마예요?) (월) 20만 원이요. 꽉 차 있어서 못 받아요. (무단 점용 아니에요?) 비용을 내고 하고 있다가 그렇게 된 거니까."

폐도로를 알뜰하게 효율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충북 옥천의 한 폐터널은 농산물을 키우는 스마트팜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고야 /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
"실내에서 딸기 같은 것도 생산하고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터널 내부는 항상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거든요."

버려진 폐도로를 화물차 공영차고지나 하이패스 시험장, 생태공원 등으로 쓰기도 합니다.

전국의 폐고속도로 구간은 약 200km. 

무관심 속에 마냥 방치할게 아니라 실용적으로 어떻게 쓸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김승규
작가 : 김예솔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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