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낮엔 확성기·밤엔 술판…방치된 서울역 광장

  • 8시간 전


[앵커]
하루 평균 60만 명이 오가는 서울역 일대, 집회 소음과 노상 술판으로 민원이 이어지자, 6개월 전 서울시가 해결하겠다고 칼을 빼들었는데요.

조용해지고 깨끗해졌을까요.

다시 간다, 김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서울시는 서울역광장의 건전한 이용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조례안을 공포했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과연 바뀐 게 있을지, 다시 가봤습니다.

대형확성기를 얹은 트럭에서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소리.

[현장음]
"예수천국, 불신지옥!"

참다 못한 행인이 항의를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결국 경찰이 나섭니다. 

[현장음]
"선생님, 이동하세요!"

광장에서는 종교 집회가 한창입니다.

서울역에서는 거의 매일 20여개 단체,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각종 집회·시위를 벌입니다. 

서울역 광장 위에 있는 쇼핑몰 앞입니다. 

광장에 들어서기 전인데도 집회와 음악 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허준환 / 부산 서구]
"너무 시끄러운 것 같아요. 전화를 걸 때 친구가 '안 들린다'고 (하더라고요.)"

외국인들도 눈살을 찌푸립니다.

[마니 / 홍콩 관광객]
"여기는 관광지이니까 너무 시끄러운 건 개선이 필요할 같아요."

저녁이면 노숙인들이 모여 술판이 벌어집니다. 

[현장음]
"아 ○○, 어쩌라고!"

욕설을 섞어 소리를 지르고 아무데서나 소변도 봅니다.

[노숙인]
"밤에는 지하철 역을 잠그니까, (화장실) 갈 곳이 없어요."

서울역은 철도공사와 문화재청, 경찰 등에 관리 책임이 흩어져 있습니다.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다보니 전담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는 겁니다.

[조아연 / 인천 부평구]
"(이 근처는) 좀 빨리 지나가는 게 습관이 됐죠. 휘말리면 좀 걱정이 되니까."

서울시와 시의회가 관계기관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조례도 만들었지만, 협의가 이뤄진 건 단 한차례 뿐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지난 4월에 한 번 개최가 됐고요. (향후에) 사실 뭔가 예정된 건 없어요."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이 이미 있다는 이유로 딱히 새 규정을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지자체가 조례로 (집회, 시위) 관련 내용을 정하거나 방침을 정할 수가 없어요."

서울 교통의 중심지 서울역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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