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 러 병사, 우크라 주민이 건넨 홍차·빵 먹으며 눈물

  • 2년 전


어린 아이들까지 희생되는, 이 잔인한 전쟁을 어떤 이유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러시아 군사들도 동요하고 있습니다.

"마을을 파괴하라"는 상부의 지시에 항명하기도 하고, 우크라이나 주민이 건넨 빵을 먹으며 눈물을 흘리는 군인도 있었습니다.

성혜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진군 속도가 느린 부대를 향해 불같이 화가 난 상부의 무전이 욕설과 함께 쏟아집니다.

[러시아 군인]
"우리는 천천히 가고 있습니다."

[러시아 군 지휘관]
"대체 얼마나 느리게 간다는거야? 젠장."

민간이 거주하는 곳에 "파괴하라"는 지시가 떨어지자 충격을 받은 듯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하는 대목도 담겼습니다.

[러시아 군인]
"파괴하라고요? 흑흑."

영국 정보회사가 도청한 러시아군의 무선 통신내용입니다.

마을에서 민간인을 먼저 대피시켜야 한다며 항명하는 듯한 무전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기가 떨어진 채 항복한 러시아 군인은 우크라이나인들의 배려에 눈물을 흘립니다.

건네받은 홍차와 빵으로 허겁지겁 주린 배도 채웁니다.

[우크라이나인]
"이 젊은이도 여기에 왜 와 있는지도 모르고 온 것입니다."

고국에 있는 어머니와 화상으로 통화하며 현지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는 러시아 군인도 있습니다.

[러시아 군인]
"우리 부대는 유치원, 병원, 산부인과 등 다 부수고 파괴하고 있어. 우리 대통령이 이런짓을 하기 전까지 여기는 정말 평화로웠다고…."

1주일 동안 인명 피해 상황을 숨기던 러시아 국방부는 처음 입을 열었습니다.

[이고니 코나셴코프 /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498명의 러시아군이 임무 수행 중 숨져 유족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천597명의 전우들이 부상당했습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젊은 군인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

영상편집 : 이재근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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