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회동 조율만 남기고 단일화 결렬?…누구 말 맞나

  • 2년 전


방금 양쪽 입장을 다 들어봤습니다만 야권 단일화를 놓고 어긋나는 지점들이 많습니다.

아는기자, 정치부 조영민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죠.

Q1. 이대로라면 둘 중 어느 한쪽은 틀린 말을 하고 있는 셈인데요. 일단 오늘 국민의힘이 그동안 있었던 단일화 물밑 협상을 일지 형태로 공개까지 했어요?

단일화 무산 책임을 윤석열 후보에게 돌리는 여론이 제법 있다보니, 그동안 이렇게 노력해왔다, 알리고 싶었을 겁니다.

국민의힘, 그간 물밑에서 20일간 있었던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했는데요.

먼저 국민의힘의 주장이라는 점,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지난 7일이 첫번째 접촉인데,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전화해 안철수 후보와 '교감'한 뒤 연락한다며 단일화 조건을 제안했다는 설명입니다.

공동 정부 구성까지도 수용 가능하다고 답을 했는데, 돌연 최 위원장이 안 후보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1차 접촉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2차 접촉은 사흘 뒤인데요. 이번에는 윤 후보 쪽이 시도합니다.

두 후보가 20일에 만나는 회동까지 합의를 했지만, 역시 예정했던 회동 하루 전 안 후보 측에서 "내부 회의 후 안 후보가 갑작스런 심경 변화가 발생했다"며 부정적 기류를 전달하면서 무산됩니다.

실제 안 후보는 회동하기로 예정한 날 단일화 제안 철회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Q2. 그렇게 오늘 공개한 만남까지 총 3번의 물밑 접촉이 있었던 것이군요?

국민의힘이 정리한 일지대로라면 두 번째 물밑 협상에 나섰던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제안으로 세번째 물밑 협상도 진행됐습니다.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에게 전화로 회동을 제안할 것"을 요청했고 실제 윤 후보는 이렇게 오늘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까지 공개했습니다.

어제와 오늘 새벽 양 후보의 전권 대리인들이 만나 단일화에 합의까지 했지만 안철수 후보가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결렬됐다는 게 국민의힘 설명 요지입니다.

Q3. 국민의당 설명도 같습니까?

물론 다릅니다.

크게 2가지 내용이 엇갈립니다.

협상에 나선 사람이 전권대리인이 아니고, 단일화 관련해 그 어떤 합의도 한 게 없다는 겁니다.

안철수 후보, 국민의당에는 전권대리인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이태규 의원 스스로도 나는 전권대리인이 아닌 선대본부장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단일화 협상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단일화 관련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국민의당은 구체적로 자신들이 후보 사퇴 언급과 그 조건을 제시한 바가 있는지, 실제 윤 후보와 안 후보 사이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한 구체적 기자회견 논의와 문구조정까지 했는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Q4. 만남의 성격, 내용 등을 놓고 양 측이 이견인데 실제 협상을 한 건 사실이니, 협상에 나선 사람들, 협상 권한이 있었던 건가요 없었던건가요?

윤 후보 쪽은 장제원 의원이 후보의 전권을 받은 대리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후보 쪽은 이태규 의원,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거든요.

사실상 후보 다음이라 할 수 있는 최고위급 인사입니다.

국민의힘 일지에 따르면 이 의원이 장 의원과 어제 오전 연락을 시작해 오후에 2시간, 오늘은 새벽0시40분부터 4시까지 총 5시간 반가량 회동을 이어간건데, 후보의 뜻 없이 상대편의 진정성을 보려고 당 최고위급 인사가 새벽까지 만남을 가졌다?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5. 뭐 사실 본질은 오늘 새벽까지 회동 끝에 최종 합의에 다다랐는데 결렬 됐다는 거잖아요? 이유가 뭔지가 궁금해요.

안철수 후보는 그동안 윤 후보의 접촉이나 물밑 협상을 부인하며 단일화 관련 들은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오늘은 양 측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제안한 국민경선 방식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며 결렬 이유를 들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도대체 결렬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합의는 물론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만남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의 문구 조정까지 서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취재한 바로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실제 서울과 호남의 중간 지점인 대전 쯤에서 오늘 만나 극적으로 단일화에 속도를 붙이는 내용까지 논의가 됐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Q6. 그래서 결론적으로 야권 단일화 끝난 것인지, 안 끝난 것인지, 이게 중요할 것 같아요?

안 끝났고, 선거 전날까지 단일화 이슈는 계속될 거다, 이렇게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안 후보는 단일화 협상은 끝났다고 말하고 있지만 윤 후보가 계속 단일화 이슈에 불을 지필 것이기 때문인데요.

윤 후보 입장에서 지금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면 그 책임을 오롯이 다 짊어져야하는 상황이 되는만큼 선거 전날까지 단일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 초박빙 선거판 때문에 단일화 이슈가 꺼지지 않을 겁니다.

단일화로 이길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시도해보겠지요.

당장 오늘 나온 여론조사 세 개를 봐도 윤석열 이재명 초접전 양상 박빙이거든요.

심지어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아예 동률이 조사까지 등장했습니다.

안 후보의 그간 정치 행보를 보면 주요 국면에서 갑작스런 결단을 하는 경우가 있었던 만큼 단일화는 선거 전날까지 지켜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7. 민주당 반응도 궁금합니다. 야권 단일화에 워낙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잖아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를 되도록 벌려놓으려 하는 분위기입니다.

"야권 단일화 가능성은 제로다"

"윤 후보의 기자회견은 사실상 단일화 포기선언이다"

이런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장제원 의원이 단일화 협상의 전권대리인으로 움직인 것을 두고도 윤핵관이 다시 등장했다며 국민의힘 내분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밤 이재명 후보가 제안한 정치개혁 연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했잖아요

이 역시 단일화를 견제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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