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이 쓴 엉터리 해체 계획서…광주 동구청은 "OK"

  • 3년 전
'홍길동'이 쓴 엉터리 해체 계획서…광주 동구청은 "OK"
[뉴스리뷰]

[앵커]

'광주'의 재건축 해체계획서 문건 수십장에 담당자 이름이 '홍길동'으로 기록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엉터리로 작성됐는데도 어처구니없게도 광주 동구청은 허가 과정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며 '무사통과' 시켰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가 발생한 광주 재개발 구역의 건축물 해체 계획서입니다.

안전도 검사자 이름이 '홍길동'으로 돼 있습니다.

검사 결과지 20쪽의 검사자 이름이 모두 '홍길동'입니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작성된 문건에는 한겨울인데도 기온이 25도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날 광주에는 눈이 내렸고, 최고기온은 13도였습니다.

'예시안'으로 떠도는 문건을 그대로 붙여넣은 겁니다.

광주 동구청은 이 엉터리 해체 계획서를 그대로 허가해줬습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사고 현안 보고에서 이 부분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영혼 없이 써 내려간 해체 계획서를 그냥 무사통과시키고, 그 계획서에 있던 것마저 실시하지 않으니까 17명이 사상자가 나는 비극으로 나오지 않았겠어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재개발조합 사무실과 광주 동구청, 업체 사무실 등 10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습니다.

조합장과 조합장의 아들인 총무이사는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조합은 지장물 철거를 27억여 원, 석면 해체 공사를 22억 원에 여러 업체와 계약했습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공사 금액 부풀리기 등이 있었는지 수사 중입니다.

조합장은 관련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관련해서 의혹들이 있는데?) 쓸데없는 얘기. (한 말씀만 해주세요) 죄송해요."

경찰은 사고와 관련해 2명을 구속하고, 14명을 입건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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