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국내 최고 천문의 도량에서 우주를 깨친다

  • 4년 전
 지난 12일 새벽, 미인도 속 여인의 눈썹 같은 그믐달이 떴다. 경북 영천시에서 북쪽으로 30㎞를 달려 첩첩산골의 정각(正覺)마을에 도착했다. ‘별빛마을’이란 별칭이 붙은 마을에서 다시 해발 1126.5m 정상을 향해 나 있는 산길 7㎞를 구불구불 올랐다. 영천시와 청송군의 경계에 서 있는 보현산(普賢山) 봉우리다. 단풍이 바래가는 늦가을, 꼭대기는 이미 겨울이다. 온도계가 0도를 가리킨다. 동쪽으로 산과 골을 넘어 호미곶과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다. 굳이 마을과 산의 한자 뜻을 풀지 않아도 일종의 ‘도량’(道場)같은 곳이다.  
 
이곳엔  정말‘도인’(道人)들이 산다.  만원권 지폐 뒷면에 새겨진 국내 최대 지름 1.8m의 반사망원경이 있는 곳. 한국천문연구원 산하 보현산천문대다. 산 아래 사찰이 불도(佛道)를 닦는 스님이 머무르는 곳이라면, 이곳은 하늘의 도를 깨우치려는 천문학자들의 터다. 불제자들의 하루가 오전 4시 새벽예불로 시작한다면, 천문대의 하루는 해가 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돼 동이 트기 전까지 이어진다.  
 
보현산천문대에는 전영범(60) 책임연구원과 성현일(55) 천문대장 등 14명이 근무한다.  천문대장에 앞서 전 책임연구원을 소개하는 건, 그가 보현산천문대와 세월을 같이 한 최고참 천문학자이기 때문이다. 굳이 불가(佛家)로 비교하자면 성 대장은 주지(住持), 전 책임은 절의 회주(會主)라 할 만하다. 성 대장이 12년 전 보현산천문대에 들어왔다면, 전 책임연구원은 1992년 천문연구원에 입사, 보현산천문대 건설사업단에 발령받은 이래, 지금껏 40년 가까이 보현산에만 머물렀다. 그 사이 천문대장도 두 차례(2003~2007, 2009~2011) 역임했다.
  ...

기사 원문 : https://news.joins.com/article/23921698?cloc=dailymotion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