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 기자 계속 이어갑니다.
Q1. 조영민 차장, 대통령의 한밤 중 갑작스런 비상계엄령 선포요. 사실 결과적으로 해제됐지만, 그 과정도 참 너무 급작스러웠어요.
맞습니다.
저희 채널A 취재진이 어젯밤 대통령실 내 이상징후를 포착한 게 어제 저녁 9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이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뭔가를 할 것 같다" 이런 기류였습니다.
이보다 한 3~4시간 정도 앞선 오후부터, 대통령실 내 한 참모가 저녁 시간 대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이 청사에 머무는지 등을 극비리에 알아보고 있다는 움직임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심야 시간에 무언가 벌어질 수 있다는 걸 미리 안 것 같았는데, 저희가 취재 접촉한 대통령실 내 인사 중에 이 인물 만이 거의 유일하게 대통령의 담화 발표 움직임을 미리 알고 있던 걸로 보입니다.
Q2. 그야말로 극비 보안으로 진행됐다는 정황인 건가요?
대통령의 담화 발표 1시간 쯤 전부터, 저희가 사실 대통령실 내 주요 참모라인을 접촉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이 무언가 발표하는 움직임이 혹시 있느냐" 묻거나 주요 인사들의 동향을 체크해본거죠.
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은 기자들과 저녁자리 중 이 소식을 접했거나, 집에 퇴근한 뒤 언론을 보고 소식을 접해 뒤늦게 출근하는 경우도 파악할 수 있었고요.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라인 고위급에서는 "밤에 뭘 발표하느냐. 이상한 소문이다" 이런 답을 들었습니다.
대통령 최측근 보좌라인에서 조차 "밤에 발표하는 건 오히려 사고인 것이다. 뭘 발표하느냐" 반문하더라고요.
결은 하나입니다.
어떤 라인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모르고 있었다는 겁니다.
Q3. 대통령실 직원들 조차 언론 발표 직전 혹은 언론 발표를 통해 대통령의 계엄령을 접한 거군요.
용산 대통령실 내 직원들이 하나같이 특별한 발표 없다는 답변을 하던 와중에, 오히려 방송국들에게 공지가 전파된 겁니다.
대통령실에서 긴급하게 영상이 전송될 것이니, 각 사는 영상을 받을 준비를 하라는 것이죠.
이게 대통령의 담화발표였습니다.
대통령의 담화 발표이후 용산 대통령실 상황은 그야말로 혼란이었고요.
뒤늦게 발표를 접하고 출근하는 직원들의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Q4. 참모들 뿐만이 아니에요 사실. 여당도 상황은 마찬가지거든요?
맞습니다.
여당 대표인 한동훈 대표는 물론이고, 친윤으로 분류되는 추경호 원내대표, 또 대표적인 친윤들로 분류되는 최측근 의원들 조차 도대체 대통령실에서 뭘 발표한다는 것인지,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서 오히려 언론사에 되묻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Q5. 어쨌든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하기 전 국무회의를 거쳐야 하고요. 이 절차는 일단 진행 된 걸로 파악되는 거잖아요?
맞습니다.
계엄법 2조에는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자 할 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의 '심의'입니다.
'의결'은 안써 있고 심의만입니다.
어젯밤 대통령 주재로 계엄령 선포 전 이 심의 절차가 진행된 걸로 확인했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바로는 대통령의 담화 발표가 어젯밤 10시 15분이었는데, 담화 발표 7분 전쯤 국무회의가 열린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사실상 긴 논의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차원의 자리였던 거겠죠.
Q6. 이 자리에서 국무위원들 특별히 뭐 반대하거나 이러진 않은 겁니까? 그래도 계엄령이라는 게 정말 엄청난 거잖아요.
실제 국무회의에 참석한 장관들 중 계엄령에 반대의 뜻을 표한 사람들도 상당수 였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심의만 하고 의결은 필요없다고 했잖아요?
대통령이 결정하면 그 뿐인 겁니다.
이 날 국무회의 참석자에게 이야기를 좀 들어봤습니다.
"현재 국정상황에 대한 인식공유가 있었고, 충실한 심의가 있었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한 것" 이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Q7. 국회가 오늘 새벽 1시 계엄령 해제를 의결했는데 사실 대통령 조치는 이보다 3시간 쯤 뒤 나왔단 말이에요
국회가 해제안을 가결한 이후에도 대통령이 해제에 대해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를 국무위원과 참모들이 장시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회의 계엄령 해제의결 3시간 20분 뒤 나온 대통령의 추가 담화에서도 이런 대통령의 심기를 유추해볼 대목이 있습니다.
[비상계엄령 해제 담화]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 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였습니다.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합니다."
계엄령 해제 순간까지 이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겁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조영민 기자 y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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