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착한 가격’ 사라진 착한가격업소

  • 지난달


[앵커]
저렴한 가격에 품질을 인정받아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는 '착한 가격 업소'.

올해로 13년이 됐는데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이 착한 가격 없어진 곳, 한두 곳이 아닙니다. 

현장 카메라, 곽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싼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들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해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고 있는데요.

정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실속 없는 인증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착한가격업소 홈페이지에 소개된 서울의 한 식당입니다.

착한 가격으로 지정된 메뉴를 지금은 팔지 않습니다.

[A 식당]
"지금은 (동태탕) 안 하는데. 옛날에 했었어요."

인근 다른 가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동태찌개를 8천 원에 팔고 있다며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된 가게인데요.

실제 이 업소 메뉴판에선 동태찌개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B 식당]
"(메뉴) 바뀐 지가 지금 2년 넘었는데. 맨 처음에 할 때 했던 음식이라."

착한가격업소는 지자체가 가격과 청결도 등을 기준으로 지정하고, 이후 점검 과정에서 지정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구청 관계자]
"상반기 하반기에 일제 정비를 실시하고 있거든요. 지정 취소 사유에 해당하면 취소를 하고 있습니다."

착한 가격 메뉴를 팔지 않으면 지정이 취소돼야 하지만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가격을 올린 곳도 있습니다.

[C 사진관]
"1만 7천 원이에요. 만 원짜리가 어디 있어요?"

[D 식당]
"4월 달에 (가격 올렸어요.) 저희도 잘 할 줄 몰라서 어떻게 (홈페이지 가격 수정) 하는지 몰라요."

[E 식당]
"우리가 봄에 (가격) 올렸으니까 이거는 한참 전 얘기네."

2011년 첫 지정 이후 현재 전국에는 8,134개의 착한가격업소가 있습니다.

지정 업소는 종량제 봉투 지원과 상하수도 요금 감면 혜택 등을 받는데, 올해 지원에 쓰인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약 60억 원입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된 제도지만 지정 후 관리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 관계자는 "지자체 담당자가 다른 소상공인 업무도 봐야 해 여기에만 전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주들도 불만입니다.

[F 세탁소]
"착한 가격 알고 전화 온 사람은 멀리서 한 번씩 전화 오고 귀찮기만 하지. 맨날 물어보고 오지도 않아. (정부에서는) 쓰레기 봉투 좀 주고."

[G 미용실]
"우리보다 가격이 높은데도 착한 가게가 우리보다 먼저 된 경우가 있었어요. 의아해서 심사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시민들도 많습니다.

[김윤곤 / 서울 은평구]
"잘 몰랐고요. (지금) 들어서 알았습니다."

[김석준 / 서울 성북구]
"처음 들어요. 먹고 살기 힘든데 그런 것들 좀 찾아가지고 이용하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는 올해 1만 개의 착한가격업소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현황부터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곽민경입니다.

PD: 윤순용
AD: 최승령
작가: 신채원


곽민경 기자 minkyu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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