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초상집, 속은 잔칫집?…"반성" 말하며 축하주 돌린 與 [현장에서]

  • 지난달
밖에서 보기엔 초상집 같았는데, 한 걸음 다가서 보니 잔칫집 같았다.  
 
지난 4ㆍ10 총선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국민의힘을 보며 최근 드는 생각이다. 지난달 30~31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1박 2일 일정의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 모습은 적잖이 충격이었다.
 
총선 참패 뒤 열린 연찬회의 분위기는 무거울 수밖에 없지만,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은 좀 달랐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가 “여당 국회의원이 가슴에 다는 배지는 금배지가 아니라 제 눈에는 고난의 십자가로 보인다”라며 경각심을 일깨우는 와중에도 상당수 의원은 앉아서 졸고 있었다.
 
이들을 깨운 건 저녁 자리였다. 누군가의 소개처럼 ‘우주항공청 개청식 뒤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에도 불구하고 연찬회에 와 주신’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자 좌중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에 고무된 듯 윤 대통령은 마이크를 잡고 “오늘 저녁은 아까 맥주도 놓지 않아야 된다고 하셨는데, 제가 욕 좀 먹겠습니다. 테이블마다 다니면서 여러분에게 맥주로 축하 주(酒) 한잔씩 다 드리겠습니다. 화이팅”을 외쳤다. 2022년 연찬회부터 시작된 국민의힘 ‘연찬회 금주령’은 이렇게 3년 만에 깨졌다.
 
웃고 떠드는 집권당 의원의 모습이 의아했던 건 무엇보다 이날이 채상병 특검법 부결 이틀 후이자, 무리한 얼차려로 사망한 군 훈련병의 영결식 당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저녁 방송 뉴스에선 ‘즐거운’ 연찬회 현장은 물론, 대통령실의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연루 의혹과 사망한 훈련병의 영결식 소식이 한데 버무려졌다. 북한이 날려 보낸 대남 오물풍선 소식도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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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4010?cloc=daily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