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경찰인데”…잡고보니 전직 경찰

  • 그저께


[앵커]
자신을 형사라고 속이고 경찰을 상대로 여성들의 개인 정보를 빼낸 사칭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잡고보니 전직 경찰이었습니다.

홍란 기자입니다.

[기자]
얼굴을 가린 채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거는 남성, 전화를 건 곳은 다름 아닌 청주 한 경찰서 관할 지구대입니다.

형사를 사칭한 뒤 수배자를 쫓고 있다며 30대 초중반 여성 7명의 개인정보를 요구했습니다.

지구대 경찰관은 별 의심 없이 이름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넘겼습니다.

[지구대 관계자]
"수배자를 잡아야 되는데 주소를 요구한 거예요. 이상하게 생각해서 거꾸로 되물으니까 그때 이제 걸은 사람이 끊은 거거든요"

이후 남성은 충남과 서울 등지로 이동했습니다.

수차례 옷을 갈아입고 현금만 쓰며 경찰 추적을 피해 왔습니다.

경찰은 CCTV 추적 등을 통해 범행 13일 만인 어제 오후 60대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해 압송했습니다.

조사 결과 A씨는 전직 경찰로 드러났습니다.

과거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지난 2022년 수감됐다 지난해 말 출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SNS 익명 채팅을 통해 '개인정보를 가져다 주면 수고비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아 응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 경찰 관계자 ]
"요새 익명으로 하는 거 많잖아요…누구한테 의뢰를 받고 했기 때문에 (개인정보) 그게 어디에 쓰이는지는 (피의자도) 몰라요.”

경찰은 피해 여성들에 대해 스마트워치 지급 등 보호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피해자들에게 지금까지 별다른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의뢰자를 쫓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의뢰자가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홍란입니다.

영상취재: 박영래
영상편집: 정다은


홍란 기자 hr@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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