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골만 앙상했던 '갈비사자' 살집 붙고 친구도 생겼다

  • 8개월 전
늑골만 앙상했던 '갈비사자' 살집 붙고 친구도 생겼다

[앵커]

수년 동안 동물원에서 혼자 지내며 갈비뼈만 앙상하게 남아 일명 '갈비사자'로 불렸던 수사자 바람이에게 친구가 생겼습니다.

터전을 옮긴 청주동물원에서 무리생활에 익숙해지도록 암사자를 합사해준 건데요.

어떤 내용인지, 고휘훈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가을 햇볕을 쬐고 있는 수컷 사자 한 마리.

근처에 있던 암컷 사자가 갑자기 다가오자 부담이 되는 듯 뒷걸음질을 칩니다.

계속 관심을 보이는 암컷 사자를 피해 도망치고, 소리도 질러봅니다.

그래도 싫지는 않은 듯 주변엔 앉아 있습니다.

이 수컷 사자는 넉 달 전만 해도 갈비뼈만 앙상하게 남아 일명 '갈비사자'로 불린 바람이 입니다.

"바람이가 혼자 오랫동안 있다보니까 다른 사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지난 6월, 경남 김해시의 한 동물원에서 포착된 바람이의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밀림의 왕'이란 별명과는 딴판으로, 갈비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야윈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19살, 사람으로 치면 100세에 육박한 나이인 데다 비좁은 공간에서 8년 동안 혼자 지내는 등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한 탓이었습니다.

7월에 청주동물원으로 온 뒤, '바람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살집도 제법 붙어 예전 '갈비사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제 남은 건 동료 사자들과 무리생활까지 온전히 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사자는 야생에서도 무리를 지어 지내며 안정감을 느끼는 동물입니다.

청주동물원은 12살 암사자 '도도'를 넣어 바람이와 합사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금은 편하게…편하지 않네요. 그런데 저렇게 몇 번 왔다 갔다 할 거예요. 계속 따로 지내다 한 번에 친해진다는 게…저들끼리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동물원 측은 바람이가 무리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때까지 합사 훈련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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