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잡은 토종닭 ‘육회’로 즐긴다…땅끝마을의 닭 코스요리

  • 작년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해남군 ‘통닭거리’ 내 진솔통닭. 이명순(64·여) 사장이 닭 가슴살로 만든 육회를 접시에 담아냈다. 육회 옆에는 갓 썰어낸 닭 가슴살과 모래집 회가 담긴 접시를 놓았다. 가게 간판에 적힌 ‘통닭’ 문구와는 달리 튀김닭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방 한쪽에 놓인 찜솥에서 백숙이 삶아지는 것도 여느 통닭집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사장은 “4㎏짜리 토종닭 한 마리를 통째로 맛본다는 뜻에서 통닭”이라며 “시중에서 파는 치킨이나 어린 삼계로 만든 닭요리와는 영양가나 풍미가 다르다”고 했다.
 
땅끝마을로 알려진 해남에는 ‘통닭’ 가게들이 몰려있는 거리가 있다. 흔히들 통닭이라면 기름에 튀긴 닭을 떠올리지만 ‘양념치킨’ 같은 메뉴는 없다.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모두 요리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닭 가슴살로 만든 회와 주물럭·구이·백숙·닭죽을 두루 내놓는 코스 요리다.
 
천년고찰인 대흥사 입구에 독특한 통닭집이 생긴 것은 1970년대 중반이다. 1995년 작고한 박상례 할머니가 아들과 함께 1975년 주막을 겸한 상점을 연 게 시초다. 배고픈 시절 주민들은 박 할머니 가게에서 닭이나 삶은 계란·두부를 안주 삼아 낱잔으로 파는 ‘잔(盞)술’을 마셨다.
 
간판도 없던 가게는, ‘아무개 잔술집’ 하면 읍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주말이면 대흥사를 찾은 관광객들까지 닭백숙을 먹고 갔다. 덕분에 가게 뒷마당에 걸려있던 가마솥에서는 온종일 닭 삶는 냄새가 났다.
 
백숙맛이 알려지자 1986년 가게 옆에 새로 식당을 냈다. 닭고기를 먹고 오래 살라는 뜻에서 장수통닭이라는 간판도 달았다. 당시 4000...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38677?cloc=dailymotion

Category

🗞
News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