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로 살어리랏다'…줄타기 맥 잇는 남창동 삼부자

  • 3년 전
'광대로 살어리랏다'…줄타기 맥 잇는 남창동 삼부자

[앵커]

'줄타기'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적인 문화 유산이지만 그 어려움 탓에 이수자가 많지 않은데요.

줄타기계 아이돌로 불리는 19살 청년이 가족과 함께 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별한 삼부자를 최지숙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3m 외줄 위를 오가는 가뿐한 걸음.

소리와 재담으로 흥을 돋우는가 하면,

"겁나고도 떨리는 놈, 떨리고도 괜찮은 놈."

이내 망설임 없이 창공으로 뛰어오릅니다.

줄타기 신동으로 불려 온 남창동 군의 집에선 아침부터 연습이 한창입니다.

"어이! 얼씨구, 탁!"

줄광대와 어릿광대가 함께 하는 전통 줄타기.

'죽을 판 살 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 순간 위험이 따르지만 곁에는 늘 가족이 있었습니다.

어릿광대로 호흡을 맞춰 온 국악인 아버지와 형입니다.

"처음에는 위험하니까 반대를 했는데 본인이 좋아하니까 뭐, 하고 싶다니까…"

"같이 연습을 하다 보면 서로 실력도 느는 것 같고 그런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엄한 스승이자 따뜻한 조력자입니다.

"눈빛이 '아빠 이제 그만하세요'…"

마주 앉아 나누는 대화는 쑥스러운 삼부자이지만 현장에선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할 정도로 남다른 호흡을 자랑합니다.

호기심 반, 재미 반 7살에 줄타기에 입문한 소년은 어느새 이달 말 군 입대를 앞둔 청년이 됐습니다.

"어릴 때에는 줄타기를 놀이의 대상으로 봤다면 점점 저랑 가까운 인생의 동반자 느낌으로 무겁게 줄타기를 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입대 전 한 번이라도 더 공연을 하고자 연일 전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기예뿐 아니라 줄소리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창동 군의 목표는 가족과 함께 종합 예술로서의 줄타기를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줄 위에 혼자 걸어가는 외롭고 무서운 직업인데 혼자였다면 해내지 못할 일을 가족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고 앞으로도 가족이 있기에 외줄을 잘 건너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 (js1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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