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증오범죄 더 두려워"…불안감 덮친 한인 타운

  • 3년 전
"코로나보다 증오범죄 더 두려워"…불안감 덮친 한인 타운

[앵커]

애틀랜타 연쇄총격 이후 미 한인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코로나19보다 증오범죄가 더 두렵다고 호소할 정돈데요.

애틀랜타 한인 거주지역을 이경희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바람에 날리는 성조기 뒤로 익숙한 한글 간판이 눈에 띕니다.

이곳은 총격사건이 발생한 곳과는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애틀랜타 덜루스입니다.

대표적인 한인타운입니다.겉보기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평온한 모습이지만 총격사건 한인사회의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큽니다.

한인 상점가도 손님들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나중에 보낸 취재영상 제일 끝부분.

"총기에 대한 불안감은 정말 어떻게 표현이 안 될 것 같아요. 여기에서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있을 정도로…지금 이 사건 이후에 2~3일간은 정말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거든요. 참 착잡한 심정이에요."

모방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인타운의 한 식당에 흑인 둘이 들어와서 직원들에게 "마사지?" 그러면서 직원들이 놀라서 다 숨었다고 하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런 일들이 이제 앞으로 계속 될 수도 있고…"

불안감에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조지아주 한인 경제단체들이 주축이 된 애틀랜타 아시안 대상 범죄 한인 비상대책위는 "이번 사건은 명백히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은 인종차별 혐오 범죄"라면서 "비극적 사건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벌인 불행한 일 정도로 여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제는 코로나19보다 증오범죄가 더 두려운 지경이 됐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수록 아시안 사회는 더 고립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아시아 인구는 조지아주 전체 인구의 4.1%를 차지하며 한인 인구는 아시아 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이곳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정과 직장에서 범죄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가 있습니다."

회견에는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nbc 등 주요 외신도 참석해 이번 사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워싱턴DC와 뉴욕 인근에서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대는 지난해 미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 차별 항의 시위에서 사용된 구호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를 차용해 '아시아계 생명도 소중하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애틀랜타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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