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휴대전화를 보면서 걷는 사람들, 좀비를 연상시킨다 해서 스몸비족이라 불리는데요.

얼마나 위험한지 정작 본인은 잘 모릅니다.

저희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철웅 기자의 현장카메라, 시작합니다.

[리포트]
"눈을 스마트폰에 두고 귀에는 이어폰을 꽂았습니다. 스마트폰에 빠져서 걷는 게 요즘 우리 일상입니다. 하지만 굉장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현장으로 갑니다.”

서울 홍대 일대에서 1시간 동안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봤습니다.

길을 건너는 내내 휴대전화에 얼굴을 박거나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좌우를 한 번도 안 보고 건넙니다.

게임이나 동영상을 즐기는 젊은 층들은 이어폰을 낀 채 휴대전화를 보며 걷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눈은 한 곳에 고정되고, 귀는 주변 소리가 잘 안 들리는 상태인 겁니다.

이런 상황은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30대 이하에서 발생한 주의분산 교통사고 중 10건 7건이 음악 청취, 휴대전화 조작으로 인한 사고였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휴대전화에 눈을 못 떼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역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열차에 타는 순간까지 주변을 살피지 않습니다.

[손병하 / 서울교통공사 신길역 역장]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발빠짐 사고가 제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릴 때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사고도 있습니다. 타박상 정도는 양호한 거고 골절 사례도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보고 있으면 얼마나 시야가 좁아질까?

[김철웅 기자]
"눈이 어느 곳을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장비입니다. 이 장비를 쓰고 휴대전화를 볼 때와 또 보지 않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실험해보겠습니다.”

영상을 보고 있으니 시선이 화면 밖으로 벗어나질 않습니다.

상대방도 휴대전화를 보고 있으면 여지없이 충돌했습니다.

[김철웅 기자]
"어깨가 굉장히 많이 부딪혀요.”

휴대전화를 보지 않을 땐 마주 오는 사람을 미리 살피게 되는 것과 차이가 큽니다.

[이준호 / 경기 성남시]
"거의 90% 넘게 계속 폰 보고 내릴 때만 잠깐 옆 확인하는 정도예요. (옆 사람과) 서로 놀라거나 부딪히고… 실제로 가는데 발을 밟은 적 있어요.”

[임선미 / 인천시 부평구]
“좀 지루하고 할 일이 없어서 습관처럼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조심하려고 하긴 하는데 습관이 돼있어서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보고 걸으면 시야 폭이 56%, 전방 주시율은 85%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홍성민 / 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
"보행자 시야와 청각 능력 모두 휴대전화로 집중하기 때문에 주변을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지하철역 안에 안내문을 붙여놔도 스스로 주의하지 않는 한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사고를 예방하려고 이렇게 바닥에 신호등을 설치한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곳에 다 설치할 수는 없겠죠. 가장 안전한 건 차량 위험이 있는 곳이나 혼잡한 실내에선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두는 겁니다. 현장카메라 김철웅입니다.”

woong@donga.com
PD : 김종윤 석혜란
영상취재 : 강철규
실험장비 : 토비(Tobii) 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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