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전


엿새 전, 남북 이산가족 상봉 추첨이 있었죠.

북녘에 있는 가족을 만나볼 수 있을까, 실낱 같은 희망을 품었지만 아쉽게 탈락한 이산가족들이 많습니다.

박봉태 할아버지도 그 중 한 분인데요.

[박봉태(95) / 이산가족]
"목이 메서 말이 안 나오죠."

아흔 살을 훌쩍 넘긴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백승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67년 전, 8개월 된 딸을 북녘에 두고 온 95살 박봉태 할아버지.

이번 8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500명의 후보에 선정되지 못하자 깊은 한숨을 내쉽니다.

[박봉태(95) / 이산가족]
"이번에는 또 되는가보다 늘 여태 그렇게 (생각했는데)."

생사조차 알지 못하는 딸만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박봉태(95) / 이산가족]
"날 한참 바라보더니 울어. 울어요. 젖먹이, 말 못하는 아기는 안다는 말이 맞아요. 나하고 작별할 것을 알았던 모양이야."

이처럼 딸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 수가 없지만 박 할아버지는 또다시 눈물로 아픔을 달래야 합니다.

이근칠 할아버지도 하염없는 기다림을 이어가야 합니다.

[이근칠(92) / 이산가족]
"내 막내 누이동생 가족. (누이동생분이 어디 계세요?)
막내 누이동생 여기."

막내 여동생이 살아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번에도 상봉 면담에서 이름이 빠진 겁니다.

할아버지의 건강도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이근칠 / 이산가족]
"내가 살아남아 있을지 없을지 장담 못 해. 내 건강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아요."

오늘도 할아버지들은 혈육을 그리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이근칠(92) / 이산가족]
"부모님 산소라도 가서 절하고 약술이라도 한 잔 올리면 그게 소원이다. 될 수 있으면 행복하게 살아라."

[박봉태(95) / 이산가족]
"상봉하면 굶어도 같이 굶고 살아도 같이 살고 같이 먹고 살자…죽지만 않으면 꼭 만날 수 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이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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