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죠.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가 난 지 2주가 지났는데요.
주민들은 당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리 곳곳이 파일 정도로 마을에 큰 충격을 남긴 포천 전투기 오폭 사고.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코앞에 포탄이 떨어진 집입니다.
그 충격으로 천장 벽지는 모두 떨어져 나갔고 집 내부가 훤히 드러났습니다.
벽 곳곳에는 파편 흔적이 가득합니다.
창문을 깬 포탄 파편이 두꺼운 벽을 뚫고 날아가 맞은편 벽까지 꽂혔습니다.
여생을 보내려 직접 공들여 지은 집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겁니다.
[오폭 피해 주민 A]
"(아내가) 지금 바닥에 다 유리잖아요. 맨발로 나오다가 또 저기하고 하여간 겨우겨우 살아서 나왔어요. 여기서 평생 살 생각이었으니까 잘 지어놓는다고 놓은 건데…"
맞은편 집 주민은 눈만 감으면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합니다.
[오폭 피해 주민 B]
"오장육부가 다 나오는 느낌. 막 꽈광 했어요. 너무 무서워서 염소장으로, 막 뛰어가서 같이 숨어 있었어요, 염소랑."
사고 직후 통화 녹음에는 그날의 충격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사고 직후 남편과 전화통화]
"여보 어떡해. 여보 어떡해. (중략) 그게 아니고. 우리 집이 다 날아갔어. 우리 집이 다 날아갔어. 몰라, 몰라. 뭐가 터졌어."
당시 충격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외부 숙소에서 지냅니다.
[오폭 피해 주민 B]
"눈만 감으면 그 상황이 막 새카만 소리에 그 새카만 연기에 그러니까. 눈을 못 감고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다른 주민들의 일상생활도 멈췄습니다.
포탄 충격으로 세탁기가 망가져 복지관의 도움으로 빨래를 합니다.
[김명순 / 오폭 피해 주민]
"(세탁기가) 이게 물 빠짐이 안 돼, 여기서 이게.
집안 곳곳에 떨어진 유리가루는 치워도 계속 나옵니다.
[김명순 / 오폭 피해 주민]
"(유리를) 털었는데 조금 불안해. 그래도 가루니까 혹시 누워 있다가 살에 박히면 좀 그렇잖아 더 커지잖아."
인근 상점가에는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김정애 / 오폭 피해 지역 상인]
"장사가 10원도 안 돼. 10원도 안 돼. 아주 장사가 안돼요."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지원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일상을 돌려주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현장카메라, 김민환입니다.
PD : 장동하
AD : 송시원
작가 : 신채원
김민환 기자 km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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