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앵커]
경마장에 가지 않고도 화면으로 경마를 즐길 수 있는 화상 경마장, 주말엔 인파가 몰리는데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술판과, 욕설이 난무한 도박판에, 인근 주민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다시 간다, 김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이렇게 경마장에 직접 오지 않고도 중계 화면을 통해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화상 경마장이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주말만 되면 실제 경기장 만큼이나 많은 인파가 몰리지만 각종 민폐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지금은 어떨지, 다시 가보겠습니다.

모니터 여러대가 달린 벽면 앞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흥분한 듯 목소리를 높입니다.

[현장음]
"이랴! 포기하지 마라!"

화면 속 경주마가 예상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자 욕설을 쏟아냅니다. 

[현장음]
"(아, ○○!) 야, 이 ○○○아!"

비틀거리는 남성들에게서는 술냄새가 진동합니다. 

[현장음]
"(한 잔 하셨어요?) 저기 밖에서."

음주 단속 입간판이 무색하게 아무도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법까지 만들어 내부 음주를 금지하고 밖에서 마신 경우에도 입장하지 못하게 했지만 말 뿐입니다.

컵에는 물 대신 술이 담깁니다.

[경마장 이용객]
"어떻게 다 검사해. 물 갖고 가는데 '당신 이거 버리세요', 이럴 수는 없잖아."

한도를 넘어선 베팅도 문제입니다.

[경마장 이용객]
"이게 10만 원짜리, 총 30만 원. 계속 사야 돼."

판돈은 1회 10만 원으로 제한됐지만, 감독하는 사람이 없어서 사실상 무제한 베팅이 가능한 겁니다.

불법 사채도 판을 칩니다.

경마장 앞 골목에는 이렇게 소액 대출을 광고하는 전단지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모두 전화번호 외에 구체적인 업체명은 적혀 있지 않은데요.

이런 전단지들이 벽은 물론이고 도로 시설물에까지 붙었습니다.

[경마장 이용객]
"만약에 50만 원을 빌리잖아요? 그러면 (이자) 15만 원을 떼고. 저거 보고 다들 빌려요."

경마를 하던 도중에도 인근 노상으로 나와 술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술을 판매하는 음식점뿐 아니라 좌판이 없는 편의점 앞에서도 이렇게 술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만취한 사람들이 큰 소리를 내며 주정을 부리는 건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인근 주민]
"보기 안 좋죠. 시끄럽고 냄새도 나고."

민원이 끊이질 않지만 마사회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합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
"성인이 음주하는데 저희가 단속할 거리가 없고요. 지역마다 조금 특이한 데도 있고 하다 보니까."

무법지대로 방치된 화상 경마장, 변한 게 없습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영상취재: 권재우
AD: 박민지
작가: 양주영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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