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전
올해 벼농사는 풍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민 표정은 어둡습니다.

쌀값 폭락이 원인인데, 멀쩡한 논을 갈아엎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확을 앞둔 논에 콤바인 대신 트랙터가 등장했습니다.

알알이 잘 익어 고개를 숙인 벼를 사정없이 갈아엎습니다.

3,000㎡ 논이 30분 만에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10개월째 추락하는 쌀값.

지난해 10월 21만7천 원이었던 80kg 쌀 한 가마 가격이 지난달 17만7천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쌀값 폭락으로 벼를 수확해도 농민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애써 키운 벼를 이렇게 갈아엎었습니다.

비료와 기름값 등 생산비는 치솟는데, 쌀값은 갈수록 떨어져 수확해 팔아도 손해라는 겁니다.

[이승렬 / 농민 : 농민으로서는 농사짓는 것이 자식을 기르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갈아엎는다는 것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농민들은 정부가 쌀값 폭락 원인을 쌀 소비 감소라고 주장하지만, 진짜 원인은 해마다 들어오는 40만 톤 넘는 수입쌀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쌀값 안정화를 위해 햅쌀 10만 톤을 사료용으로 처분한다는 정부 대책은 전례가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김덕수 / 강원 춘천농민회장 : 묵은 쌀을 수매하고, 갓 나온 햅쌀을 가축에게 먹이는 것이 과정 정부가 할 짓인가?]

창고마다 시장에 풀리지 못한 재고 쌀이 가득한 상황.

참다못한 농민들은 전국 곳곳에서 수확을 앞둔 논을 갈아엎고 있고, 팔지 못한 쌀을 싣고 거리로 나와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쌀 수입)중단하라! 중단하라! 중단하라!"

쌀농사 풍년에도 웃지 못하는 농민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성도현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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