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개월 전
밤늦은 시각, 도로 위를 맹렬히 달리는 포르셰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노면에 적힌 제한속도 숫자 '50'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갑니다.

당시 최대 속력은 시속 159㎞.

죽음의 질주 끝에 난 사고로 10대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몇 달째 의식 불명인 상태.

재판에선 사고 직후 가해자의 행적이 낱낱이 공개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경찰이 풀어준 틈에 홀로 병원에 간 가해자는 '살이 벌어져 봉합해야 한다'는 의사의 만류에도 혼자 병원을 빠져나갔습니다.

이후 부하 직원에게 맥주캔을 사 오게 해 1차 '술 타기'를 했고, 경찰관이 음주 측정을 하러 온다고 하자 맥주 한 캔을 1분 만에 다 마셔 2차 '술 타기'를 했다고 합니다.

가해자는 '왜 사고 후 술을 마셨느냐'는 추궁에 "아끼던 포르셰 차량이 파손돼 속상해서 마셨다"고 말했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경찰이 똑바로 음주 측정을 하지 않아 내가 술을 마신 것'이라며 되레 큰소리를 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해자는 이후 자신의 포르셰 차량을 보러 사고 현장에 돌아가 봤다고 합니다.

피해 차량은 사고 충격으로 뒤집혀 완파된 상태였는데도, 자기 차를 걱정했다는 겁니다.

법정에선 수년 전 가해자가 음주운전을 하고, 적발되자 경찰관을 다치게 하고 달아난 전과도 드러났습니다.

법정을 찾은 유가족은 오열했습니다.

[숨진 피해자 어머니 : 저희 아이가 살아만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지옥 불이라도 들어갈 수 있어요. 우리 아이가 살아만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판사는 재판 말미에 가해자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유족들에게 할 말을 하라는 이야기에 가해자는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검찰은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법이 허용한 이 최대 형량이 선고되더라도, '서른 살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되겠다'던 10대의 당찬 꿈은 영영 이뤄질 수 없게 됐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촬영기자 | 최지환
디자인 | 김진호
자막뉴스 | 안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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