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화장실서 머리 감고 빨래…꼴불견 휴게소 캠핑족

  • 지난달


[앵커]
휴가철 맞아 캠핑 성지로 소문난 휴게소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공중화장실을 목욕탕처럼 사용하는 일부 캠핑족들의 민폐 행동 때문인데요. 

다시 간다, 김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캠핑 성지로 꼽히는 강원도.

일부 캠핑족들의 선 넘는 행동이 문제가 돼왔는데, 올해는 어떨지 다시 가봤습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자 휴게소 주차장에는 차박용 캠핑카들이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캠핑장 대신 이곳에 차를 대놓고 공짜 캠핑을 즐기는 겁니다.

목에 수건을 두르고 샤워 용품을 든 채 어딘가로 향하는 사람들.

어느새 휴게소 공중화장실은 목욕탕이 됐습니다.

[강명준 / 휴게소 상인]
"머리 감는 거, 빨래하는 거. 캠핑족들이 여기 와서 화장실을 점령하는 거죠."

최근 물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휴게소 전체에 단수까지 발생하자 야간 시간대 화장실 사용을 막았지만 별 소용이 없습니다.

1.5L 페트병 여러 개나 40L짜리 물통까지 가져와 한꺼번에 물을 채워가는 겁니다. 

[캠핑족 A씨]
"휴게소에서 물 안 뜨면 어디서 떠. 물 나오는 데가 여기 어딨어. 물 퍼간다고 뭐 고발을 할겨, 뭘 할겨."

여자 화장실에서 버젓이 물을 떠가는 한 남성은 '뭐가 문제냐'며 적반하장입니다.

[캠핑족 B씨]
"(여기 여자화장실인데.) 저쪽에 문이 잠겼어요. 그래서 온 거예요. 아니 변기를, 화장실 간 것도 아니고."

지난달 이 휴게소의 물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 저수조 속 지하수가 화장실로 공급되는데요.

원래 10톤짜리 세 개로 운영했지만, 최근 급증한 사용량을 견디지 못해 지난주 5톤짜리 한 개를 새로 설치했습니다.

각 지자체 조례 등에 따라 공공 수도를 무단으로 사용하면 과태료를 물 수 있지만 규정이 없는 곳이 많습니다.

관련 민원은 쏟아지지만 단속 권한이 없다보니, 아예 공중화장실을 철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창군청 관계자]
"세면대에 나오는 물을 이렇게 호스로 빼가지고 세면대도 망가지고."

하지만 민폐 행위는 여전합니다.

[캠핑족 C씨]
"(길거리에) 대변을 보는 사람도 있어요. 급하니까 다리 위에 싸놨어요."

마구잡이로 버리고 간 쓰레기 처리에도 애를 먹습니다. 

[배주용 / 휴게소 카페 사장]
"쓰레기장에도 가득 넘쳐서 담지 못할 정도로 항상 쌓여있고."

몰상식한 행태가 반복되자 정부도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개정된 법에 따라 다음 달 20일부터는 공영주차장 내 캠핑이 금지되고 어길 경우 최대 5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합니다.

다시간다 김승희입니다.

PD 홍주형
AD 박민지
작가 양주영


김승희 기자 soon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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