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월 전


[앵커]
라면과 과자가 든 상자 안에, 천 원짜리 지폐 서른 장이 들어있습니다.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인 오늘, 어려운 가정에 전달됐으면 한다며 한 시민이 경찰서에 놓고 간 건데요,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다리미로 곱게 펴서 따뜻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기자]
모자를 쓴 여성이 큼지막한 상자를 들고 경찰 지구대로 향합니다. 

경찰관들이 밖으로 나오자 상자를 놓고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상자에는 편지와 함께 아이 옷과 과자, 라면,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지폐 30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편지를 쓴 사람은 세 아이 아빠라고 소개하며 첫째가 장애 3급이고 자신들은 수급자 가정이라고 했습니다.

폐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한 달 동안 노력했는데 옷 사고 과자 사고 하니 현금은 3만 원 정도밖에 못 담았다고 했습니다.

꾸깃한 지폐를 다리미로 일일이 폈다며 어린이날 어려운 아이 가정에 전달돼 피자라도 사 먹었으면 한다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부산 목욕탕 화재사고 때 다친 경찰관을 위해 써달라며 4만 5천 원을 전달한 익명의 기부자와 같은 사람임을 확인했습니다.

[정학섭 / 부산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순찰3팀장]
"동료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 분이 여러 차례 이렇게 기부를 한 걸로 전해 들었거든요. 자기보다 더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서 이렇게 기부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가슴 뭉클했습니다."

경찰은 남성의 요청대로 어려운 아동에게 보내질 수 있도록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박혜린


조현진 기자 jji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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