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브리핑] 북중러, 어깨 나란히 한채 '핵무기 열병식' 관람

  • 11개월 전
[한반도브리핑] 북중러, 어깨 나란히 한채 '핵무기 열병식' 관람


[앵커]

한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이번 한주, 최대 외교안보 이슈는 역시 정전협정 70주년 관련 소식들이었습니다.

특히 북한은 다시 한 번 대규모 '전승절' 열병식에서 핵무력을 과시하며 미국을 향해 위협 발언을 쏟아냈고,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본격화 된 북중러의 연대와 밀착은 동북아 안보 환경에 더욱 만만치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외교안보 분야 취재하는 이준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 기자, 오늘 준비한 핵심 내용들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북중러의 밀착 행보, 사실상 이미 예고됐던 장면이지만 예상보다 훨씬 파격적이었단 평가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북한 열병식에서 부각된 북중러 연대 행보와 그 의미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이번 대규모 열병식에서 또 한 번 핵무력을 과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중국, 러시아 대표들이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관람하며 삼각연대가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을 계기로 신형 무인기들도 공개했습니다.

미군이 보유한 첨단 무인기들과 외형, 크기가 너무 비슷해 해킹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하지만 성능에 대해선 물음표가 따라 붙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승절' 행사 기간 내내 중국보다는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탄약과 포탄 공급이 절실한 러시아와 에너지와 식량 지원, 군사기술 이전을 노리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단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을 향해 '멸망' 등의 표현을 거론하며 또 한 번 말폭탄을 쏟아냈습니다.

자신들에게 핵을 사용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며 으름장도 놨습니다.

[앵커]

정전협정 체결일.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53년 7월 27일은 전쟁이 중단되고, 그야말로 불안한 평화가 시작된 날이었죠.

그런데 북한은 이날을 '전승절'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어떤 의도가 담겼는지부터 잠깐 설명해주시죠.

[기자]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 이란 약칭인데, 말 그대로 자신들이 한국전쟁에서 남한과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6.25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더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상황인데도, 북한 정권은 여전히 남한과 미국에 의한 침략, 즉 북침으로 전쟁이 시작됐다 주장하고 있고, 이걸 자신들이 막아냈다면서 '승리'라고 표현하고 있는 건데요.

북한은 특히 5년, 10년 주기 등, 꺾어지는 해에 이 '전승절'을 기념하기 위해 늘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오고 있고, 전쟁 당시 자신들을 지원한 이른바 혈맹, 바로 중국이죠.

중국 고위급 대표들을 초청해 각종 교류 협력의 동력으로 삼아오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 70주년 기념일이, 그동안 국경 봉쇄로 중단됐던 외교 관계와 교역 등을 정상화시켜야하는 시기와 맞물린 만큼,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까지 초청해 성대하게 행사를 치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을, 러시아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각각 파견했습니다.

[앵커]

열병식이 열린 게 그제 밤, 그러니까 지난 목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예상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등장을 했는데, 이번에 동원된 무기들,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역시 가장 주목해볼 무기 체계는 열병식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최신형 ICBM 화성-18형이었습니다.

이 ICBM은 북한이 지난 2월 군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했고, 지난 4월과 이달 12일에 두 차례 시험발사를 진행했습니다.

최대 사거리가 1만5천㎞ 이상으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다탄두 ICBM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현 시점에서 북한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겠고요.

이와 함께 이전까지 최강으로 평가받아온 ICBM, 화성-17형도 바로 뒤이어 등장을 했습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무기들도 있었습니다.

'샛별-4형', '샛별-9형'이란 이름이 붙은 무인 정찰기와 공격용 무인기들인데요.

이 무기들은 무엇보다 크기와 외관이 모두 미국 첨단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와 무인공격기 리퍼하고 판박이처럼 닮아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외형이 너무 똑같다보니 미군 설계도를 해킹한 것 아니냐, 이런 추측까지 나오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북한이 가진 관련 기술의 수준을 놓고 가늠해볼 때, 실제 비행 능력이나 탐지센서, 정밀타격 무기체계 등의 측면에선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입니다.

이밖에도 지난 3월에 개발, 시험 사실이 처음 공개됐던 핵무인수중공격정을 비롯해 전술핵을 투발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600밀리 초대형 방사포 등이 이번 열병식에서 줄줄이 등장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열병식에서 보면, 북중러의 결속 행보가 부각된 가운데에서도 북한과 러시아 간의 밀착이 훨씬 두드러졌다, 이런 평가가 나오는데, 그 배경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네, 확실히 이전에는 좀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었죠.

이번처럼 러시아 대표단, 그것도 현직 국방장관 같은 인물이 북한 열병식에 참석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더구나 쇼이구 장관은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자리 비우고 온 거 아니겠습니까,

김 위원장의 환대 행보도 파격적이었단 평가가 나오는데요.

열병식 하루 전날 김 위원장이 쇼이구 장관과 군사장비 전시회를 찾는 등 그야말로 홍보맨 역할까지 연출을 했고요.

열병식 본행사에서도 러시아가 중국보다 먼저 소개가 됐습니다.

당연히 양쪽 이해관계가 찰떡처럼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연출될 수 없는 모습들일텐데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선, 쇼이구 장관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일종의 거래, 빅딜이 성사됐거나 앞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전 장기화로 각종 무기가 바닥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약과 포탄, 무인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