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정으로 모은 1천만원…교통사고 길고양이 살렸다

  • 작년
온정으로 모은 1천만원…교통사고 길고양이 살렸다
[생생 네트워크]

[앵커]

광주의 한 대학가에서 학교 마스코트처럼 지내온 길고양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는데요.

이 고양이를 살리기 위해 학생들이 모금 활동을 펼쳤습니다.

작은 정성들이 모여 사흘 만에 1천만원이 넘는 수술비가 마련됐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수액 바늘을 꽂은 채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고양이.

광주 서영대학교에서 학생, 주민들과 이웃처럼 지내온 길고양이 '줄냥이'입니다.

이름은 '줄무늬가 예쁘다'며 학생들이 지어줬습니다.

줄냥이가 미니버스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 건 지난달 25일입니다.

사고로 턱뼈가 부러졌지만, 가해자는 줄냥이를 버리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다친 줄냥이가 있는 동물보호소로 한달음에 달려간 건 서영대 경비원 김장윤씨였습니다.

"줄냥아, 줄냥아 하니까 내 소리를 듣고 불뚝 일어나서 우는 거예요."

김씨는 학생들에게 알린 뒤 무작정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수술대에 눕혔습니다.

3시간 넘는 수술 끝에 줄냥이를 살릴 수는 있었지만, 한쪽 눈은 쓸 수 없게 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1천만원이 넘는 수술비였습니다.

이번에는 서영대 학생들이 나섰습니다.

치료비 모금을 시작한 겁니다.

"SNS에 일단 다 글을 올려서 상황을 알리고 계좌를 만들어서 후원 받아야겠다.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몇백원부터 많게는 30만원까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주민들의 후원이 이어졌습니다.

750명의 정성이 쌓여 단 사흘 만에 1천만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게 모이는구나. 많은 분들이 아직 따뜻하구나. 진짜 감사하고 줄냥이를 살릴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사연을 들은 동물병원도 수술비를 깎아주며 힘을 보탰습니다.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줄냥이는 퇴원 후 입양이 결정됐습니다.

"작은 정성들이 이렇게 모아놓으니까 그 돈이 엄청나더라고요. 감사드리죠. 전부 그분들이 은인이에요."

김씨와 학생들은 남은 모금액을 동물보호단체 등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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