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산불 봄비 덕에 진화…대원 1명 숨져

  • 작년


[앵커]
경남 하동에서 일어난 산불, 완전히 끄는데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오늘 내린 봄 비가 큰 역할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불을 끄던 중 한 진화대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기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시뻘건 불길이 산기슭을 맹렬히 태웁니다.

드론이 접근하자 희뿌연 재가 강한 바람을 타고 휘몰아칩니다. 

바싹 마른 풀과 나무가 타들어 가는 소리는 섬뜩하기만 합니다. 

[현장음]
"빠자작, 빠자작~"

대원들이 고압 분사기로 물을 뿌리지만 가파른 경사에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습니다.

[하승철 / 경남 하동군수]
"산세가 너무 급격하게 경사지가 많고 산악 도로가 좁고 연무가 심해서 현장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 발생한 경남 하동 산불은 밤새 진화에 나섰지만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다가 오전 10시 이후 10㎜가 넘는 봄비가 내리면서 불길이 잦아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정오쯤 큰불이 잡히면서 22시간 30여 분 만에 진화됐습니다.

축구장 120개 크기 91헥타르가 피해를 봤고 100여 명 넘는 주민들이 한때 대피했습니다. 

어젯밤 10시쯤 산불을 끄던 60대 남성 대원 1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숨진 산불진화대원은 진주시청 소속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5월까지 기간제로 채용됐습니다.

[경남 진주시 관계자]
"단계별로 1단계 2단계가 있는데, 산불이 커지면 도 단위로 광역 산불 진화대가 소집되거든요. 진주시에서 출동을 한거고요.”

숨진 대원은 채용 당시 받은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림당국은 화목보일러에서 나온 재를 버리는 과정에서 산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제공: 산림청
영상편집: 배시열


배영진 기자 ica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