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 채널A는 인천 미추홀구에서 벌어진 깡통전세 아파트 추적 보도를 해왔는데요.
세입자들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부분 세대가 경매로 넘어갔죠.
보일러가 얼고 곰팡이가 피고, 누수로 천장이 내려앉아도 수리해달라고 말할 집 주인이 연락이 안 됩니다.
속 터지는 목소리 김지윤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미추홀구의 나홀로 아파트.
전체 136세대 가운데 86세대가 경매로 넘어간 곳입니다.
거실 천장은 뻥 뚫렸고, 단열재와 건물 뼈대가 훤히 보입니다.
3년 전부터 옥상에서 아래층으로 물이 새기 시작하면서 천장 마감재가 무너져 내린 겁니다.
이번 한파와 눈 때문에 천장이 주저앉을까 걱정입니다.
[박병옥 / 피해 세입자]
"(겨울철 눈이) 옥상에서 얼어 있잖아. 그러다 그게 녹으면 물이 돼서 여기로 스며드는 거잖아요. 우리 집만 그러는 게 아니라 15층 전체가 다 (그래요.)"
상황이 이런데도 집주인 2명은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박병옥 / 피해 세입자]
"(임대인은) 전화를 일체 안 받아요. 이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집도 경매로 넘어간다고 하니까. 생활이 제일 어려운 사람들이 왜 이런 피해까지 당해야 하냐고."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나홀로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해 세입자]
"혹시나 하고 천장을 들어봤는데 물이 가득 쌓여서 그대로 막 쏟아지더라고요. (전등에서) 파박파박 소리 들려서 샤워하다가 아내가 놀라서 뛰어 나오고. 아예 불을 끄고 문을 열어놓고 샤워하는 현상까지."
한파에 보일러가 얼면서 4살짜리 아이를 이틀 동안 씻길 수도 없었습니다.
[송모 씨/ 피해 세입자]
"저는 찬물로 씻었는데 아기는 나이가 어리고. (임대인은) 경매 절차 그러니까 작년 4월부터 문자를 계속 안 받으셨고요. 통화조차도 안 되셨어요."
이번 한파에 수도관이 얼어서 물이 역류된 아파트도 있습니다.
[현장음]
"여기 지금 둥둥 떴네. 물이 둥둥 떴어. 어머머머."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추가 전세피해센터를 인천시에 가장 먼저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입자들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오진주 / 피해 세입자]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작은 공간이라도 진짜 따뜻하게 있고 싶어요. 아이들이랑."
채널A 뉴스 김지윤입니다.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조성빈
김지윤 기자 bond@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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