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영상으로 본 이태원 '핼러윈 참사'…인명피해 왜 컸나

  • 2년 전
제보영상으로 본 이태원 '핼러윈 참사'…인명피해 왜 컸나


[앵커]

핼러윈 이태원 압사 참사 소식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무엇이 사태를 키웠는지, 사고를 막을 순 없었는지 종합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보도국 정다예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사고 경위부터 다시 짚어주시죠.

[기자]

네, 사고가 발생한 건 어제 오후 10시 반쯤입니다.

코로나 이후 첫 '노 마스크' 핼러윈을 맞이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찾은 사람들이 대규모 압사 사고를 당했습니다.

한두 명이 쓰러지기 시작하더니, 골목 전체를 꽉 채운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진 것으로 파악됐고요.

이번 참사로 지금까지 153명이 사망했고, 103명이 다쳤습니다.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저희 연합뉴스TV로 제보 영상도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죠, 영상 보면서 당시 급박했던 현장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먼저 압사 사고 직전 이태원 일대부터 보겠습니다.

골목골목 수많은 인파가 갇힌 모습인데요. 쿵쾅거리는 음악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물결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곳이 참사가 발생한 골목인데요.

밤 10시 반쯤 사람들이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쓰러졌고, 쓰러진 사람들은 내리막길 아래쪽에 겹겹이 쌓였습니다.

경찰이 깔린 사람을 끌어내려 힘을 줘보지만 역부족이고요

비명과 절규가 뒤섞인,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경찰과 시민들이 뒤로 가라고 외쳐보지만 꽉 막혀 이리도 저리도 움직일 수 없는 모습입니다.

자정을 넘어서도 현장은 계속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소방대원과 경찰이 거리에 널브러져있는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급박한 장면도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고요, 일반 시민들도 가세해 필사적으로 심폐소생술에 나선 모습입니다.

이후 영상을 보시면 경찰과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함께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까지 인명피해가 커진 이유가 있나요.

[기자]

우선 좁은 골목에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린 게 가장 큽니다.

참사현장은 폭이 4m 정도밖에 안 되는 좁은 길이었고요,

큰 길 두 개 사이에 위치해, 아래로 내려오는 사람들과 위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밀집할 수밖에 없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지형 자체가 가파른 내리막길인 탓에 인명피해는 더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당시 무단 주차 등으로 도로가 복잡했던 탓에 구급대원도 곧장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시민들의 실종 신고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사망자 신원확인은 얼마나 됐나요?

[기자]

네, 경찰은 일단 오늘(30일) 오전 사망자 153명의 지문 채취를 모두 마치고 모두 14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연락이 끊긴 사람들은 애타는 마음일텐데요.

오늘 오후 2시까지 3,500건 넘는 참사 관련 실종 신고가 접수됐고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인 한남동주민센터에선 오전에만 2,600건 접수가 이뤄졌습니다.

인근 병원에도 실종자를 찾는 가족과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요, 센터 직원들은 가족들에게 소방 담당부서나 병원측 연락처를 우선 전해주고 있습니다.

실종신고는 다산콜센터 120으로도 가능합니다.

[앵커]

사고 수사 상황도 전해주시죠.

[기자]

경찰은 사고 발생 직후 전담 수사본부를 구성해 구체적인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오늘 오후 사고 현장이 상당 부분 수습되면서 본격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경찰은 해밀톤 호텔 뒤편 골목길에 설치된 CCTV 영상과 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영상을 대거 확보해 사고 경위를 세밀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선 일대 업소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사탕이 돌았다는 등의 소문이 나왔는데요.

이런 추정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참사와 관련한 마약 신고 역시 접수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앵커]

정부도 24시간 비상대응 태세에 들어갔죠. 대응상황도 전해주시죠.

네, 정부는 "국정 최우선 순위를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며 비상대응에 나섰습니다.

11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참사가 발생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서울광장과 이태원 광장에 각각 합동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고요. 전국 각 지역도 나서 예정된 축제와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세계 각국의 대형 압사 사고가 다시 주목받고 있죠.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이 있나요.

[기자]

국내에서 압사사고는 드문 일이었습니다.

최근 해외 사례로는 지난 1일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관중 난동으로 125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홈팀이 패하자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난입했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자 관중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리며 대형 압사 사고로 이어진 겁니다.

지난 201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성지순례 도중 압사사고가 발생해 최소 2천명 넘게 숨졌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사망자가 769명이라고 발표했지만 각국 정부의 사상자 발표치를 취합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국내에서도 2005년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가요 콘서트를 보기 위해 5천여명의 관중이 출입문 한 곳으로 몰리면서 11명이 숨지고 160명 넘게 부상을 당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보도국 정다예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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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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