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끔찍했던 감촉, 잊혀지지 않아" 단골손님 성추행에 스러진 모델의 꿈 / YTN

  • 2년 전
모델을 꿈꾸며 서울로 상경한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간간이 들어오는 일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안 돼서 서울의 한 일식당에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이곳이 마지막 일자리가 됐습니다.

이 식당의 단골손님, 50대 남성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경찰 조사를 받은 남성은 억울하다며 피해자를 또 찾아왔더랍니다.

혹시나 보복이라도 당할까, 피해자는 집 밖을 나서는 것조차 힘들어했습니다.

순간 순간 떠오르던 끔찍했던 감촉, 지워지지 않는 수치심.

억울하다고 호소하던 가해자의 목소리.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던 여성은 결국 한 달 뒤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식당에 혼자 앉아 있던 중년 남성이 누군가를 향해 손짓합니다.

옆자리로 부른 사람은 가게 아르바이트 직원인 20대 여성.

남성은 직원이 앉은 의자 쪽으로 손을 갖다 대며 연신 아래를 흘깃댑니다.

그 순간 직원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당황한 듯 몸을 매만집니다.

지난 5월 초, 서울 강서구에 있는 일식집에서 50대 남성 A 씨가 여직원을 성추행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입니다.

피해자는 단골손님인 A 씨가 맥주를 따라주겠다고 부른 뒤 몸을 더듬었다면서 친구에게 당시 상황을 털어놨습니다.

"만진 부분의 감촉이 떠올라 힘들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 잠도 안 온다"며 수치스럽고 괴로웠던 심경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사건 발생 다음 날, 피해자는 곧바로 A 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경찰 조사를 받은 A 씨가 억울하다며 피해자를 또 찾아온 겁니다.

이후 보복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피해자는 집 밖을 나서는 것조차 힘들어했고 집 앞에서 발소리만 들려도 극도로 긴장했다고 가족들은 말했습니다.

[피해자 남동생 : (누나가) 정말 화도 나고 억울하고 짜증 나고 딴 건 다 필요 없고 그 사람 벌주고 싶다고 했어요. 남자가 그냥 전화하는 소리나 얘기하는 소리만 들려도 무서워서 집 안에서 혼자 떨고 있고….]

결국, 한 달 뒤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너무 죄송하다, 막막하고 살아갈 의욕이 없다"는 메모만 남긴 채였습니다.

[피해자 남동생 : 평소에 잘 지내고 친구들이랑 잘 놀고 있다가 갑자기 그 일 생기고 나서 병원 다닌다고 얘기 듣고…. 그 일 때문에 누나가 그... (중략)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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