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홍수 피난…호주 주택가 덮친 거미떼·뱀

  • 3년 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호주에서 거미 떼가 나타나 주민들이 크게 놀랐습니다.

지난해 산불로 고통 받았던 주민들은 올해는 물난리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호주 자연재해의 현장, 권갑구 기자가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온통 물바다가 되자 난간을 따라 움직이는 거미떼.

농장 잔디밭은 물론, 주택가 외벽까지 수백 마리 거미떼가 줄지어 이동합니다.

[현장음]
"거미들 좀 봐봐, 어머나. 세상에."

곤충학자들은 이 광경을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탈출'이라고 설명합니다.

심지어 뱀까지 비를 피해 집 안에 들어왔고

[현장음]
"(난 이게 우리 집에 있는 게 싫어.) 당연히 안 되지."

집 잃은 캥거루들도 포착됐습니다.

호주 동남부 지역에 6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건 지난 18일.

일주일 가까이 1000mm가 넘는 비가 쏟아지자 댐이 범람해 주민 1만 8천 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알리스터 플라이트 / 호주 포트 매쿼리 주민]
"정말 불안했어요. 너무 많이 내려 홍수가 됐죠. 정말 끔찍했습니다.비가 더 내린다고 하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겠어요."

이 지역에선 지난 몇년간 반복된 대형 산불로 약 3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그야 말로 동물들의 수난 시대입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언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주지사]
"우리 주 역사상 단기간에 이렇게 극단적인 기후 상황을 맞이한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모레 대형 폭풍까지 예보돼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권갑구입니다.

nine@donga.com
영상편집: 김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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