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도 홀딱 반한 달항아리...조선 백자실에 ‘달멍’ 하러 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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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나도 이런 독방 하나 있었으면 싶은 아담한 공간에 희고 둥근 항아리가 놓여 있다. 뒤쪽 벽면엔 누군가의 일기 같은 영상이 고요히 흐른다. 눈 내리는 겨울 심산유곡의 친구를 찾아가는 길, 보름달이 응원하듯 내려다보는 풍경이다. 그야말로 ‘달멍’(달을 멍하게 바라봄)하게 되는 시간이다.
   
최근 새단장한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 분청자기 백자실에서 만날 수 있는 달항아리 공간이다. 유독 너른 공간(면적 13.5㎡)을 전세 낸 주인공은 보물 제1437호 ‘백자 달항아리’. 높이 41㎝, 입지름 20㎝, 바닥지름 16㎝, 몸통지름 40㎝의 넉넉한 크기다. 벽면에 흐르는 영상은 중앙박물관 소장 19세기 그림 4점을 조합하고 재구성했다. 김수철(?~1862 이후)의 ‘매화서옥도’, 전기(1825~1854)의 ‘매화초옥도’, 이인문(1745~1824 이후)의 ‘눈 속에서 벗을 찾아가다’, 조희룡(1789~1866)의 ‘붉은 매화와 흰 매화’ 등이다. 모두 달밤의 정취가 잘 어우러지는 그림들이다.
 
조선 도자기 500여 년의 역사적 흐름을 한데 보여주는 분청자기 백자실엔 ‘분청사기 구름 용무늬 항아리’(국보 제259호) 등 국보 6점과 보물 5점을 포함한 400여 점이 전시된다. 그 중에서 ‘백자 달항아리’만 단독 공간에 전용 의자까지 배치했다. 이수경 학예연구관은 “담백한 방에서 순백색 달항아리를 마주하며 무언의 대화를 나눌 수 있게 연출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번잡하고 지친 마음을 힐링하게 된다는 관객들이 많다”고 했다.
 
달항아리를 특별 대우한 건...

기사 원문 : https://news.joins.com/article/24010970?cloc=daily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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