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한국 땅에서 혈육을 찾았습니다.
6.25 전쟁 때 월남한 아버지의 사촌형에게서 빛바랜 아버지 사진을 건네받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거실 태영호 전 공사가 백발의 노인과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함께 사진을 찍은 80대 노인 A씨는 6.25 전쟁 때 월남한 태 전 공사의 5촌 아저씨입니다.
태 전 공사는 "남한에서 기적적으로 혈육을 만났다"며 탄성을 질렀습니다.
두 사람을 이어준 건 이번 달 출간된 태 전 공사의 자서전이었습니다.
책을 사서 읽은 A씨가 태 전 공사가 5촌 친척이라고 생각돼 연락을 취해온 것입니다
책에는 6·25 전쟁 때 월남한 친척 때문에 대학 교수였던 태 전 공사 아버지의 지위가 격하된 사연이 적혀 있습니다.
[태영호 /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지난 14일)]
"책을 읽으면 제가 왜 탈북하게 됐는지 탈북할 때 제가 어떤 핑계를 댔으며 무엇을 생각했는지 다 나와 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처음 연락 받았을 땐 믿지 못했지만, 월남 전날 아버지를 만난 시간과 장소를 묻자, '저녁 개울가'라는 A 씨의 답을 듣고 혈육임을 확신했다고 합니다.
극적인 상봉과 함께 값진 선물도 받았습니다.
갑작스런 탈북에 사진 한 장 챙겨오지 못했던 빛바랜 아버지 사진을 A 씨 사진첩에서 발견한 겁니다.
어린 자신의 얼굴도 함께 담긴 사진을 받아든 태 전 공사는 A씨를 안은채 눈물을 훔쳤습니다.
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
newstart@donga.com
영상취재: 조승현
영상편집: 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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