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길 터주기’ 200곳 해보니…시민 반응은?

  • 8년 전
'소방차 길 터주기'훈련이 오늘 전국에서 진행됐습니다.

소방차를 보고 오히려 끼어드는 차량, 즉시 양보하는 차량, 직접 도로 정리를 해주는 시민까지 다양한 모습이었습니다.

이은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주변에 상습정체구간이 많기로 소문난 서울 중부소방서.

[이은후 기자]
"적절한 화재진압과 응급구조를 위해 주어진 시간은 단 5분. 시민들의 협조로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을지 제가 한 번 따라가보겠습니다."

'명동-을지로' 구간 8km를 15분 이내에 주파하는 게 목표.

그러나 곧바로 정체구간이 나타납니다.

[현장음]
"소방차 출동합니다. 차량 좌우로 피해 주세요."

주변 차량에 우회전 방송을 하지만,

[현장음]
"소방차 우회전합니다. 차량 정지!"

오히려 택시가 그 틈으로 끼어들고, 갑자기 나타난 승합차가 골든타임을 지체시킵니다.

결국 목표를 6분 초과한 21분이 걸렸습니다.

같은 시각 전주.

출동하자마자 길을 막고 작업 중인 크레인을 만납니다.

아슬아슬하게 피해갔지만, 이번엔 '주차금지'가 선명하게 씌인 도로 위에 '떡' 하니 차량이 서있습니다.

오히려 소방차가 후진해서 길을 돌아갑니다.

소방차와 구급차, 지휘차량 등 7대가 출동한 대전.

역시 정체구간이 등장합니다.

그 순간 앞문이 열려 있는 시내버스가 보이고, 운전기사가 직접 몸을 내밀고 수신호로 길을 터줍니다.

소방관들에겐 가장 반가운 모습.

[이희빈 / 대전서부소방서 소방관]
"시민의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 집에서 불났단 생각으로…"

창원 역시 정체구간이 많았지만 시민들의 협조로 순탄하게 진행했습니다.

[현장음]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소방차에 길을 터주기 어려운 교차로.

소방차가 뒤따라오면 교차로에서는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로 피해는 게 원칙입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이은후 기자 elephant@donga.com
영상취재 : 이호영 박영래 정승환 김덕룡
영상편집 :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