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부탁해]반도체, 봄인가 겨울인가

  • 2시간 전


[앵커]
경제를 부탁해 시작하겠습니다.

경제산업부 신선미 차장 나와 있습니다.

Q1. 최근 국내 반도체주들이 '냉·온탕'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보고서가 시발점이 됐다죠?

지난달 15일이죠.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겨울이 곧 닥친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인데요.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반토막냈고,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조정했는데요.

삼성전자도 10만5천 원에서 7만6천 원으로 내렸습니다.

스마트폰·PC 수요 감소로 인한 D램 가격 하락과 AI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공급 과잉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폭락할 만큼 모건스탠리 보고서의 후폭풍은 컸습니다.

Q2. 반도체 비관론에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진 건데, 외국계 은행들의 투자 리포트 영향력이 크네요?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외국계 투자은행 리포트를 국내 주식 투자의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사용합니다. 

국내 증권사 리포트는 사실상 '매도' 의견이 전무하다보니 외국계 투자은행 리포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거죠.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외국계 투자은행 12곳이 낸 리포트 중 매수 의견은 절반이 조금 넘는 59.8%입니다. 

중립 의견은 28.9%, 매도 의견 보고서도 11.3%에 달했습니다.

Q3. 하지만 미국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내면서 '반도체 겨울론'에 제동을 걸었다고요?

미국 마이크론은 글로벌 메모리 3사 중 한 곳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실적 풍향계'로 통하는데요.  

이런 마이크론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면서 인공지능(AI)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게 재확인된 겁니다. 

3분기 매출이 77억5천만달러로, 월스트리트 전망치 76억6천만달러를 넘어선 건데요.

AI 열풍에 데이터센터용 칩 수요가 폭증한 결과입니다.

예상보다 탄탄한 AI 수요가 확인되면서 업계에선 '반도체 겨울론'은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Q4. SK하이닉스도 신제품 개발을 깜짝 발표하면서 반도체 겨울론을 잠재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SK하이닉스가 현존 최대 용량인 5세대 HBM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고 밝힌 건데요. 

그 동안 HBM의 기존 최대 용량은 D램 칩을 8개 쌓은 24GB였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12단으로 쌓아올리면서 용량도 50% 늘렸습니다.

올해 안에 엔비디아에 공급하겠다는 것도 공식화했는데요. 

신제품 깜짝 발표로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9% 넘게 오르며 반도체 비관론이 힘을 잃기도 했습니다. 

Q5. 그럼 반도체 겨울은 도래하지 않는 걸까요? 하지만 메모리 세계 1위 삼성전자의 부진은 심상치 않아보입니다.

업계에선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내년 반도체 산업은 오히려 더 뜨거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거대언어모델(LLM)을 공개하거나 개발 중인데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AI의 새로운 수요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예외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이미 '겨울을 경험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주력인 D램이 부진한데다 HBM과 반도체 위탁생산인 파운드리까지 경쟁사들과 더 격차가 벌어지면서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삼성 반도체 수장은 "내 책임"이라며 이례적으로 사과까지 했는데요.

삼성전자가 위기를 돌파하고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어낼지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신선미 차장이었습니다.


신선미 기자 new@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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