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전
주로 고미술 전시를 해온 호암미술관이 서구 현대 작가의 전시회를 열어 화제인데요

우리 국보급 문화재를 교차 배치하며 더 흥미롭게 풀어냈습니다.

단색화의 거장 이우환은 색면 회화의 거장 마크 로스크와 조우했습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거장들의 만남! 김정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핏빛 나무 기둥 앞 버섯을 품에 안은 여인의 초상!

잿빛 구름 벽화 중앙에는 부엉이와 한 몸을 이룬 다소 섬뜩한 여인이 걸려 있습니다.

미술관 로비 중앙계단에 설치된 폭포 벽화로 포문을 연 니콜라스 파티의 개인전!

파스텔화의 마법사로 불리는 작가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미술사적 모티프를 자유롭게 꺼내 사용하는데

이번엔 우리 고미술품과 만나 흥미를 더합니다.

고려시대 유물 '금동 용두보당' 뒤로는 산수화 같은 벽화를,

왕손의 탯줄을 담은 '백자 태호' 뒤에는 거대 동굴벽화를 병치했습니다

[호암미술관 전시기획실장 : 왕손의 태와 탯줄을 백자 안에 간직해서 풍수 좋은 곳에 묻었던 전통이 있었다 그러면서 이걸 동굴벽화가 매치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굉장히 흥미로워했습니다.]

장생과 불멸의 염원을 담은 고미술품은

작가의 재치를 만나 상상의 팔선 초상으로 재탄생했습니다.

4계절 풍경부터 정물, 초상까지 파스텔의 색감을 한껏 살린 다양한 작품과 함께

전시가 끝나면 먼지처럼 사라질 작가가 직접 그린 벽화들은 특히 놓치면 안 될 관람 포인트입니다.

부드럽고 흐릿하게 경계를 매만진 직사각형! 그리고 겹겹이 쌓아 올린 색채!

색면추상의 선구자로 불리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한국에 왔습니다.

짙은 색감이 주를 이룬 그림 사이에서 연두와 초록빛의 밝은 색면 추상이 특히 눈에 띄는데

전시장에 걸린 로스코의 6점 작품은 함께 작품을 건 이우환 화백이 직접 골랐습니다.

동서양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마크로스크와 이우환은 절제와 여백 속에서 사유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닮아있습니다.

[김경미/페이스갤러리 전시홍보팀장 : 철학적 사색을 끌어낸다는 점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고요. 마크 로스코는 감정이 몰아치는 느낌을 준다면 이우환 선생님의 작품은 이미 감정이 지나치고 나서의 잔잔한 여운을 주는 점이 조금 다른 점이라고….]

조도를 낮춘 로스코 전시와 자연 채광을 한껏 활용한 이우환 전시의 공간 구성은 두 거... (중략)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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