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현장 360]‘뒤쿵 알바’ 보험사기단…“돈 많이 받아줄게” 유인

  • 그저께


[앵커]
보험금을 타내려고 일부러 차량 사고를 내는 '보험사기단'이 있습니다.

일명 '뒤쿵 알바'라고도 불리면서 판을 치고 있는데, 짜고 치는 정도가 드라마 시나리오만큼 정교합니다.

사건현장 360, 백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앞 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고 뒤따르던 차량이 쿵 들이받습니다.

죄송하다는 듯 사과까지 하지만 모두 연기입니다.

서로 짜고 사고를 낸 뒤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보험금을 나눠 갖는 이른바 '뒤쿵 사기'입니다.

들이받는 쪽을 '공격'

받히는 쪽을 '수비'라 부르며, 주로 '고액 알바' 카페에서 상대 차량을 구합니다.

[경윤수 / 전국렌터카공제조합 SIU 조사실장]
"텔레그램 뒤쿵 관련해서 사고가 (심할 때는) 2~3일에 한 번씩 났어요. 범행 1시간 전에 다른 장소에서 만나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요령, 절대 현혹되지 말라는 사후 관리까지 하는 치밀함이 있었더라고요."

취재진이 보험사기단, 이른바 뒤쿵단과 접촉해봤습니다.

"가족 단위로 차에 타고 대인 합의금을 많이 받아주겠다"며, 사고를 낼 위치와 방법까지 모두 알려줍니다.

[뒤쿵단 A 씨]
"시동을 걸어 놓으시고 제가 지나갈 때 뒷문 쪽을 잘 덜컹 하시면 되거든요 그냥."

약속 시간에 맞춰 나타난 흰색 승용차.

[뒤쿵단 A 씨]
"지금 거의 다 왔거든요. 시동 거셨어요?"

취재진이 신분을 밝히자 황급히 사라집니다.

[뒤쿵단 A 씨]
"채널A요? 죄송합니다."

[기자]
"대화방 폭파했네."

[기자]
뒤쿵단은 취재진에게 이렇게 전면주차를 해둔 뒤 후진하면서 사고를 내 달라고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제시했습니다.

또다른 뒤쿵단들은 적발될 위험은 없느냐는 취재진을 서둘러 안심시킵니다.

[뒤쿵단 B 씨]
"하루에 보험사에서 처리하는 건이 거의 1만 건에서 1만 5천 건이 된대요. (조사를) 다 들어간다 그러면은 보험회사 죽어나죠."

[뒤쿵단 C 씨]
"(친구분들은 어떻게 되셨어요?) 다 초범이라 구속 같은 건 안 되고
그냥 벌금 받고."

하지만 보험사기가 적발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지난 2021년 뒤쿵 보험사기 4건에 가담한 20대 남성은 실형을 선고받고 타낸 보험금의 8배를 보험사에 물어줬습니다.

[보험사기 가담 20대]
"'그냥 징역 살면 되지'라는 사람들도 분명히 많으실 건데 어차피 구상권, 배상명령, 민사 이런 것 때문에 평생. 신용도 망가지고 본인 명의로 쓸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한 해 적발되는 보험사기 규모는 1조 원대, 이 중 절반가량이 자동차 사고입니다.

경찰은 6월 말까지 보험사기를 집중 단속할 계획입니다.

사건현장 360 백승연입니다.

PD: 김지희 최수연
작가: 주하영


백승연 기자 bsy@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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