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월 전
자동판매기 유통 업체가 대여료를 대신 내주겠다고 접근해 계약을 맺고는 잠적해버렸습니다.

남은 대여료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이 부담하게 생겼는데, 피해 규모가 최소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윤웅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키즈카페를 운영하는 유 모 씨는 2년 전 한 자동판매기 유통업체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커피 자판기를 가게에 설치하면 매달 나갈 대여료를 대신 내주는 것은 물론, 원두 등 재료까지 무료로 공급해 주겠단 내용이었습니다.

판매 수익 대부분을 업체가 가져가는 조건이었지만, 유 씨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부수입을 챙길 수 있겠단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할부 계약은 유 씨가 '렌탈사'와 직접 맺는 방식이었습니다.

[유 모 씨 / 키즈카페 사장 : 대여료를 페이백 해주겠고, 대신 관리는 사장님이 하시고 매출 나누는 부분을 적게 해서 운영하시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도움이 되겠다.]

그런데 대여료를 준다던 유통업체는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금은 연락이 아예 끊겼습니다.

비슷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연 모 씨 역시 손해가 막심합니다.

사정상 자판기를 도중에 반납해도 대여료는 계속 내주겠다던 유통업체 말만 믿었는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연 모 씨 / 전 카페 사장 : 저한테 입금은 잘 됐어요. 몇 달간. 근데 그 입금되던 것도 중단되고, 저한테 캐피탈에서 청구되는 건 계속 청구되고….]

온다던 자판기는 오지도 않고 돈만 매달 빠져나가는 사례도 잇따랐습니다.

[나 모 씨 / 실내 골프장 사장 : 지난해 1월에 설치를 계약해서 설치 날짜 잡아서 말씀드리겠다고 계속 미루다가 지금 1년까지 된 거예요.]

이처럼 같은 업체에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는 70여 명.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 액수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데 규모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업체를 찾아갔지만 급하게 철수한 흔적만 남아있었습니다.

업체 대표에게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은 해당 유통업체에 대해 사기 혐의로 집단 고소 준비에 나섰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 이근혁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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