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받으면 '행운'이라고…대형병원 환자들 불안·불만 교차

  • 4개월 전
수술 받으면 '행운'이라고…대형병원 환자들 불안·불만 교차

[앵커]

대형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고 오늘(20일)부터 본격적으로 병원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고 있는데요.

수술을 받게 되면 '행운'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문승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응급의료의 핵심인 서울 '빅5' 대형 병원 중 하나인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여파로 병원을 오가는 젊은 의사들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병원 측에서 수술·진료 일정을 조정한 탓에 대기 환자는 많지 않았지만, 손발 역할을 해온 전공의들이 빠지면서 의료 공백은 현실이 됐습니다.

"항생제를 일주일 더 맞아야 되는데, 담당 교수가 없으니까 할 수가 없다고 그래서…전공의는 못 봤어요."

환자 보호자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진료에 차질이 생길까 불안합니다.

"진료 보는데 차질이 있을까봐 걱정이 되거든요. 엄마가 연로하시기 때문에 지체가 되면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지실 것 같아서. 지금도 되게 불안한 마음으로…."

상대적으로 전공의 이탈자가 많은 세브란스병원.

진료 차질에 양해를 구하고 있지만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큽니다.

"한달에 한두 번, 많게는 두세 번씩 와서 진료를 보는데요. 우리 같이 아픈 사람들을 봐줄 의사가 없다고 하면 어딜 가서 진료를 보고 누구한테 의지를 해요?"

다음주 수술을 앞둔 항암 치료 환자는 간호사로부터 '행운'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간호사 분들 말씀하시기로는 다른 과는 다들 취소가 되거나 연기가 된 게 많다고 들었는데. 병원 관계자들도 놀랍다고, 운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7개월을 기다린 산부인과 수술이 미뤄진 환자는 수술 날짜를 기약할 수 없다고 토로합니다.

"전공의들이랑 마취과 선생님들이랑 (없어서) 안 되니까 연기가 된다고 그래서, 그러면 언제쯤 되냐고 그랬더니 그건 잘 모르겠고…."

정부와 의사 단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사이 피해는 오롯이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상황.

서울과 각 지역의 대학병원 곳곳에서 집단 사직에 동참하는 전공의들이 늘어나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문승욱입니다. (winner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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