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월 전


[앵커]
한복을 입고 고향을 찾아 설을 쇠는 풍경, 몇 년 새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나마 입는 한복도 퓨전이거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재미로 입는 코스튬이 대부분입니다.

이혜주 기자입니다.

[기자]
샛분홍 저고리에 치마, 빨간 한복 조끼, 색동 옷까지.

90년대 명절 서울역에선 한복 입은 귀성객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역 대합실입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인데도 이렇게 한복을 입고 있으면 군중 속에서 눈에 띕니다.

[김민지 / 서울 구로구]
"한복은 저 유치원 때 이후로는 안 입었던 것 같아요. 몇 번 꺼내 입지 않을 건데 그렇게 큰돈을 내고 굳이 사 입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김현강 / 서울 양천구]
"팔이 잘 안 움직이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설빔'이란 말은 사라진 지 오래로 한복집 역시 썰렁하기만 합니다.

[이현애 / 한복집 30년 운영]
"옛날처럼 명절이라 아버지 두루마기를 해야 돼, 바지저고리를 해야 돼 이런 개념은 없어진 것 같아요."

그나마 가게를 채우고 있는 것도 전통 한복이나 생활 한복이 아닌 변형된 퓨전 한복입니다.

주로 단색인 전통 한복과 달리 퓨전 한복은 화려한 디자인에 레이스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사진 찍기 좋은 게 특징입니다.

[이미남 / 한복집 40년 운영] 
"(퓨전 한복은) 황진이, 어우동 한복, 그런 게 유래가 돼서. 저희 전통하고는 조금 다르죠."

이마저도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들이 호기심에 입습니다.

[루이스 / 필리핀 관광객]
"(한복을) 한국 드라마에서 봤어요. 우리는 전통을 느낄 수 있어요."

[나나 / 일본 관광객]
"공주가 된 것 같아요."

문제는 왕과 왕비, 무사 복장 등 전통 한복보다는 코스튬에 가깝다는 겁니다.

입는 사람이 줄면서 전통 한복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혜주입니다.

영상취재: 김근목
영상편집: 변은민


이혜주 기자 plz@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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