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미식의 나라’ 프랑스 홀린 한국 분식

  • 4개월 전


[앵커]
그동안 외국인들에겐 비빔밥, 불고기 등이 대표적인 한국 음식이었습니다.

이제는 떡볶이나 라볶이 같은 분식들이 한국의 맛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입맛 까다로운 파리지앵들도 푹 빠졌다는데, 어떤 이유일까요. 

세계를 가다, 파리 조은아 특파원입니다. 

[기자]
두툼한 핫도그가 바삭하게 튀겨져 나옵니다.

새콤달콤 양념에 버무려진 치킨과 매콤한 맛의 라볶이까지 분식 메뉴가 총출동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도심 유명 레스토랑 사이에 자리 잡은 이 분식집은 식당 밖 테이블까지 손님들로 넘쳐납니다.

[아브릴 자피니/대학생]
"다른 음식보다 한국 길거리 음식 많이 먹어요. 분식은 제 취향에 맞아요."

프랑스에 문을 연 한식당은 약 300개로 추정됩니다.
 
대부분 비빔밥, 불고기 같은 전통 한식을 팔지만 최근엔 분식 전문 식당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파리지앵들에게 한국 분식은 바게트 빵처럼 친근한 존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치킨을 먹을 때 끼는 비닐장갑부터 자동 라면 조리기, 포인트 적립 제도까지 이들에겐 이색 문화로 여겨집니다.
 
이 분식집은 떡볶이를 시킬 때 매운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가장 높은 단계도 일주일에 열 개 정도 팔립니다.

[클리드 그라시야스/직장인]
"고객 중심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요. 떡볶이 맵기도 1~4단계, 심지어 0단계도 고를 수 있잖아요."

프랑스 매체들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여행이 제한되자 이국적인 요리나 패스트푸드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분석하면서 "특히 한류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한식도 프랑스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한국 분식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중식이나 일식 제품은 재고가 남는 편인데 꽈배기, 떡꼬치 등 한식 상품들은 불티나게 팔려나갑니다.

분식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유럽 내 한국 라면 수출액은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떡류는 1000만 달러를 각각 돌파했습니다.

분식 등 한식 조리법을 알려주는 강연장은 자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한국 가정식을 배우려는 수강생들이 모였습니다.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며 집에서 직접 한식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에리카 베르사니/직장인]
"저는 '떠보키(떡볶이)'를 좋아해요. 한국어를 몰라서 발음이 이상하죠?"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K-분식'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 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 이수연 (VJ)
영상편집 : 방성재


조은아 기자 ach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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