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술 마시고 얼굴 봉합수술한 의사…처벌할 법 없어

  • 8개월 전


[앵커]
한 병원 응급실 의사가 술을 마신 상태로 수술을 하다가 환자의 신고로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정작 현행법에는 의사가 술을 마시고 의료 행위를 해도 처벌할 근거가 없어서 경찰은 문제의 의사를 정식 수사조차 못합니다.

김민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어젯밤 11시쯤, 얼굴을 다친 60대 남성이 이 병원 응급실에서 봉합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직후 남성은 112에 신고했습니다.

수술을 맡은 20대 의사에게서 술 냄새가 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해 보니 실제로 의사는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의사는 음주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저녁 식사를 하다 맥주 한 잔을 마셨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경찰은 이런 사실을 관할 구청과 보건소에 통보했습니다.

병원 측은 해당 의사를 진료에서 배제하고 모레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응급실 당직 의사가 술을 마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해명합니다.

[병원 관계자]
"징계위원회 소집 후에 징계 조치는 이뤄질 거고요. 참 드릴 말씀이 없고 유감이긴 한데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도 같이 병행돼서…"

관할 보건소도 해당 의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음주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의사를 입건하지 못했습니다.

처벌할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행 의료법상엔 음주 의료행위를 금지한다는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의료인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했을 경우, 1년 이내 의사 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는 행정처분이 전부입니다.
  
의료인의 음주 의료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김문영


김민환 기자 kmh@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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