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가족인데” vs “꺼림칙”…반려동물 장례식장 갈등

  • 5개월 전


[앵커]
가족같은 반려동물, 죽으면 잘 보내주고 싶죠. 

동물 장례식장 수요가 나날이 커지다보니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런데 새로 지으려고 해도 주민들 반대가 심합니다. 

혐오시설이라고요.

현장카메라 전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일반 장례시설과 비슷해 보이지만 반려동물을 위한 시설입니다.

반려인들에게 꼭 필요한 곳이라고 하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담요에 싼 무언가를 품에 안고 차에서 내린 가족들.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습니다.

12년을 함께 한 반려견의 장례를 위해 이곳을 찾은 겁니다. 

장례지도사가 반려견의 사체를 깨끗이 닦은 뒤 관에 넣고, 수의를 덮습니다. 

[반려견 미르 주인]
"아프지 말고, 가서. 할머니가 더불어서 행복했어. 공주야 잘 가. 많이 사랑했어."

그리고는 화장장으로 옮겨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반려견 미르 주인]
"잘 가라, 미르야."

병에 걸려 숨진 반려묘 사랑이.

[반려묘 사랑이 주인]
"1년 조금밖에 더 안 살았는데…."

화장 뒤 유골을 받아 든 가족들은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고영수 / 반려묘 사랑이 주인]
"차 전면 후드(본닛) 안에 있다 발견이 돼서 데리고 와서 집에서 키웠는데 굉장히 말썽꾸러기에요. 한동안 많이 마음이 아프고 공허할 거예요."

유골은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집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납골당 이용자]
"제가 키워보니까 진짜 가족이 되더라고요. 그래도 여기가 아직 우리 애기가 다 갔다는 느낌이 아니라 이어주는 끈이 되니까…."

반려동물 장례 비용은 기본 35만 원부터 관과 수의에 따라 백만 원대까지 다양합니다.

현행법상 반려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 혹은 의료 폐기물로 처리하거나 동물 장례식장에서 소각해야 합니다.

땅에 묻는 건 불법입니다.

[반려견 주인]
"어떤 분은 종량제 봉투에 그렇게 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요. 남한산성 어디 산에 이렇게 한다(묻는다)는 사람도 듣고. 저는 그럴 수가 없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반려인은 1500만 명에 이르지만, 동물화장장은 전국적으로 75곳에 불과합니다. 

주민 반대가 심해 지자체 허가를 받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인근 회사 직원]
"딱 나가면 바로 보이거든요. 소리도 들리고 냄새도 마찬가지고."

[인근 카페 직원]
"강아지 사체를 안고 가죠. 그러면 여기 안에 있는 손님들도 그 모습을 봐요."

실제로 경기 이천시는 동물화장장 신설을 불허했습니다.

[강재근 / 경기 이천시]
"혐오 시설이잖아요, 어쨌든. 화장장이라고 하면 좋아할 사람 누가 있어요, 아무도 없지. 꺼림칙하잖아요."

반려인구가 느는 만큼 사체 처리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


전민영 기자 pencak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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