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디지털 정부

  • 6개월 전


4천만 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먹통 사건 기억하시죠.

데이터센터에 불이 났기 때문인데, 서버를 외부에 100% 의존하는 상황라 대응이 늦어졌습니다. 

완전 복구까지 무려 127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이 일로 남궁훈 사장은 사퇴했고, 김범수 창업주도 고개를 숙였습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가 안보고, 안보가 경제인 시대라며 국가적 대응을 지시하기도 했죠.

[김은혜 / 대통령실 홍보수석(지난해 10월)]
"네트워크망 교란은 민생에 상당한 피해 줄 뿐 아니라 유사시에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합니다."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 정부 행정전산망이 마비돼 민원서비스가 중단됐습니다.

각종 민원 서류를 못 떼니 대한민국 일상이 멈춰섰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고 발생 사흘 째인 오늘에서야 1차 복구가 완료됐다지만, 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갈 지는 공공기관이 문을 여는 내일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

해외 출장 중이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급히 귀국했습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어제)]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월요일에는 국민께서 사용하시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금까지도 해왔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디지털 정부를 세계에 홍보하러 갔던 장관이 정작 안방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겨 중도 귀국하는 한심한 일이 벌어진 겁니다.

정부 전산망이 먹통된 건 지난 3월 법원 전산망, 6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입니다.

공무원들 군기가 빠진 겁니까, 장관이 제대로 못 챙긴 겁니까.

카카오톡 혼낼 땐 쥐잡듯이 하면서 정부에서 발생한 오류는 사과만 하면 끝입니까.

대한민국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았다는 야당의 지적,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천상철 기자 sang1013@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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