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대홍수 생존자들 첫 反정부 집회…부실대응에 분노

  • 9개월 전
리비아 대홍수 생존자들 첫 反정부 집회…부실대응에 분노

[앵커]

대홍수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리비아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 처음으로 당국의 부실대응을 성토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생존자들은 또 다른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댐이 무너지며 발생한 홍수가 도시를 휩쓸고 간 지 일주일.

데르나의 랜드마크인 사하바 모스크 앞에 수천 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

"자격이 없음에도 도시를 책임진 공무원들, 주민들이 거부했음에도 임명된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고 체포할 것을 요구합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번 재난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도시 재건과 피해 보상을 위해 유엔이 상주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내전으로 분열된 리비아에서 홍수 피해 지역인 동부를 관할하는 군벌 세력은 데르나 시위원회 위원을 전원 해임하고 조사에 회부한 상태입니다.

홍수로 인한 희생자 집계에는 여전히 혼선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유엔은 현지 적신월사 집계를 인용해 사망자가 1만 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세계보건기구 집계를 따라 사망자 3,900여명, 실종자 9,000여명으로 정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희생자 수 파악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시신 대부분이 물 속에 오래 방치돼 훼손된 탓에 사망자 신원 확인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병원 역시 침수돼 부상자 치료도 차질을 빚고 있어서 추가적인 인명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대로 작동하는 정부가 없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전달한 구호 자원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은 가운데 생존자들은 홍수에 떠내려온 지뢰 등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식수를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생존자들이 안전한 물과 음식을 제공받지 못하면 그들로부터 전염병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유엔 리비아지원단은 대홍수 이후 식수 오염과 위생시설 부족으로 전염병이 창궐해 '두 번째 파괴적인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리비아_데르나 #대홍수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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