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숫자 정해놓고 점수 짜맞춰"

  • 10개월 전
감사원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숫자 정해놓고 점수 짜맞춰"

[앵커]

감사원이 공인회계사 선발시험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절대평가인 공인회계사 시험을 상대평가처럼 목표선발인원을 정해두고, 채점기준과 시험점수 등을 임의로 변경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준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공인회계사 시험은 2007년부터 선발 인원을 정하지 않고 과목별 60점을 넘으면 합격하는 제도로 바뀌었습니다.

공인회계사의 진입 장벽은 낮추고 수급 조절은 시장에 맡긴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 결과 금융위가 사실상 선발 인원을 정해놓고 관리해온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금융위는 4대 회계법인이 아닌 곳에서 실무수습을 받으면 회계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4대 회계법인 채용계획 수준으로 합격 인원을 조절해 왔다고 감사원은 설명했습니다.

목표한 선발 인원을 맞추려다 보니 채점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감사원은 금감원이 채점 위원들에게 예상 합격자수가 선발 목표 인원에 근접할 때까지 채점 기준을 두세 차례씩 변경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채점 결과 특정과목의 평균 점수가 합격선인 60점을 넘기면 채점 기준표에 있던 부분점수를 없애고 반대로 60점보다 낮으면 기준표에 없던 부분 점수를 신설하는 식입니다.

채점 위원들이 아예 점수를 조정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합격선에 1점 모자란 59점대 점수를 60점으로 올려 합격시키거나 58점으로 내린 겁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기준 없이 점수가 임의대로 변경됐다"고 말했습니다.

감사원은 금융위와 금감원에 법령과 절대평가 취지에 맞게 공인회계사 선발 시험을 운영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실제로는 합격이었는데 불합격이 된 사례도 다수 있는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수사 의뢰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은 연말쯤 금융위에 대한 종합 감사 보고서를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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