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금기와 억압에 맞선 '실험미술' 재조명 / YTN

  • 작년
6, 70년대 사회의 금기와 억압에 맞서 저항의 예술혼을 불태웠던 전위적 실험미술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새 장을 연 작가들의 투철한 도전정신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평소 관람객 인파로 북적이는 미술관 로비에서 난데없이 퍼포먼스가 펼쳐집니다.

[서진 배우 / 김소월 낭송 : 못 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려.]

검은 바지를 입은 배우가 시를 낭송한 뒤 시집 한 장을 찢어 옆에 앉은 작가에게 건넵니다.

오재우 작가는 흰 도화지에 목탄으로 시구를 휘갈기듯 쓰고 종이를 구겨 던져 버립니다.

지난 2015년 중국 퍼포먼스 이후 첫선을 보인 김구림 작가의 작품 '생성에서 소멸로'입니다.

[김구림 / 작가 : 인간이라든가 식물이라든가 모든 동물들이 태어나서 다시 소멸되고 죽어가고…이런 것들이 윤회 같은 말이지, 그런 세계의 의미를 이 퍼포먼스 안에서 내가 다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김구림 작가를 비롯해 성능경, 이강소, 이건용, 이승택 등 실험미술 대표 작가 29명의 작품 95점과 자료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위협적으로 치아를 드러낸 여성 입술, 정강자 작가는 여성을 욕망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표현하며 남성 중심 사회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1968년 한강 강변에서 강국진 등 작가 3명이 스스로 묻히고 천을 불태운 파격의 퍼포먼스.

당시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전' 비리와 기성 문화계를 정면 비판한 행위 예술입니다.

6, 70년대 군사정권 아래 시대상을 반영하며 억압과 금기에 맞서 꿋꿋하게 실험과 도전을 이어간 예술혼의 궤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회화와 조각 등 주류 예술에 반발해 퍼포먼스와 비디오아트 등 새로운 표현을 시도했고, 사과나 담배꽁초 등 일상 소재를 과감하게 작품화했습니다.

[강수정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 우리가 쓰고 있는 마스킹 테이프, 작은 압정 하나, 연필 하나도 나와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매체가 될 수 있고, 미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훌륭하고, 동시대와 우리와 소통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국 미술사를 새로 쓴 혁신적 작품들의 전시는 올 9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내년 2월 LA 해머미술관에서 이어집니다.

YTN 이... (중략)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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