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바다로 추락한 北군사위성…채찍질·누리호에 서둘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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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브리핑] 바다로 추락한 北군사위성…채찍질·누리호에 서둘렀나


[앵커]

이번 한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하고 그 의미들을 되짚어보는 토요일 대담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오늘도 외교안보, 국제분야 취재하는 이준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네, 오늘 준비한 주요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북한이 그동안 예고해왔던 첫 군사 정찰위성을 호기롭게 발사했지만, 결국 참담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한 내용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수요일 이른 아침, 북한이 '만리경 1호'라고 이름 붙인 첫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추진체 이상으로 서해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발사 2시간 30여 분 만에 발사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시도를 장거리 탄도미사일 도발로 규정하고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북한의 새로운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안보리 회의는 중국과 러시아 반발 속에 빈손으로 끝났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까지 성공시켰던 북한의 발사 실패를 놓고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잔해물 수거 작업을 마치는 대로 정밀 분석에 나설 계획입니다.

북한은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2차 발사에 나서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발견된 문제들이 간단치 않을 수 있어 당분간 추가 발사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군사위성을 쏘겠다고 예고했던 기간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1일까지였는데, 바로 그 첫 날에 전격 발사했습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 한반도를 뒤흔든 북한의 발사 과정부터 다시 한 번 정리해보죠.

[기자]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이 있는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쏜 건, 지난 수요일 오전 6시 29분이었습니다.

발사체가 상공으로 솟아오르면서 한미 당국의 대북 감시 자산에 포착된 시각인데요.

그런데, 이 발사체가 백령도 서쪽 해상 상공을 지난 뒤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군당국도 공중 폭발이나 추락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던 상황이었는데, 오전 9시가 조금 넘어서, 그러니까 발사한 지 2시간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북한이, 이 발사체가 서해 상에 추락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발사 다음 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나서서 자신들의 위성발사를 규탄하는 것 자체가 적반하장, 어불성설이다, 이런 비난 입장을 냈고요.

또 머지않아 군사정찰위성을 재발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발사 실패 배경에 대해서는 어떤 분석이 나오고 있는 건가요?

[기자]

북한은 그동안 장거리, 중거리 미사일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시험발사를 해왔고요.

그 과정에서 추진체 단 분리와 유도 제어 기술면에선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이런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위성의 궤도진입이나 자세제어 같은 정밀한 조정 단계가 아니라 발사 단계에서 실패한 거니까 전문가들 사이에선 좀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밝힌 추락 원인을 보면요.

"신형 엔진의 안정성이 떨어진다",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하다"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는데요.

여기에 우리 정보당국은 무리한 경로변경도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발사체의 비행경로가 일직선이었는데, 이번 발사는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여서,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변경을 시도하려다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전반적으로 보면 어쨌든 북한이 기술적 준비를 완벽하게 끝내지 못한 상태에서 발사했다는 느낌인데 이렇게 급하게 서둘러야했던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개발 구상을 밝힌 게 2021년 8차 당대회 때입니다.

또 작년 말에 국가우주개발국이, 올해 4월까지는 군사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 이렇게 공언까지 했었는데, 북한 관영매체 보도를 죽~ 보면 이 준비 상황이 다소 지연됐다는 정황들이 좀 보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18일 있었죠.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에 직접 가서 군사위성 발사 "최종 준비를 다그쳐 끝내라", 이렇게 지시한 적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들을 놓고 볼 때, 위성과 로켓 개발 관련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시간에 쫓겼고, 또 굉장한 압박감을 받았던게 아닌가하는 추정들을 하고 있는데요.

전문가 분석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북한 조선중앙TV에 '과학자의 양심과 보람'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거기에 위성 과학자 부부가 나와요. 부인 직함이 북한과학원 소장이에요…(거기서 어떤 발언을 했나요?) 거기서 이런 말이 나와요. '우리 같은 과학자들이 제구실을 못해서 총비서 동지께 죄송하다' 이런 대목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계속 기술 개발하는데 쫓긴 거죠."

우리 정보 당국은 여기에 더해서, 통상 20일 정도가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단 며칠로 단축하고, 또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우리 누리호 발사 성공에 자극을 받은 측면도 있어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서해 상에선 낙하한 북한 발사체 잔해를 끌어올리기 위한 우리 군의 인양 작업이 이뤄지고 있죠.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서해상에 추락한 북한 발사체는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 해상에서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에는 일부가 수면 위로 노출돼 있었는데, 지금은 75m 해저에 완전히 가라앉아 있는 상태입니다.

이 발사체 잔해의 전체 길이가 15m 정도로 확인돼서 2단과 3단 추진체가 같이 붙어 있을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이 발사체 잔해들을 인양해서 정밀 분석해보면, 북한 발사체의 전체적 제원과 성능, 또 기술력, ,심지어 각 부품이 순수 기술인지 아니면 중국이나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 등도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잠수사들이 직접 발사체 잔해에 고장력 밧줄을 묶어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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